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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K

 일상문학 열네 번째 



Thursday 5 June 2014 12:30 BST : INDEPENDENT /Lizzie Dearden 




Cambridge University students lost for words at 'blank' poem in exam

Some thought there was a printing error in their papers



위의 사진은 캠브리지 학생들이 영문학 비평 시험에서 받은 시험지입니다. 차라리 빈칸 채우기였다면 좋았으련만, 아쉽게도 저것은 시입니다. 그것도 완전한 시(?)입니다. Tipp-ex  Sonate이라는 시입니다. 저 빈칸에 말을 넣으라는 게 시험문제가 아니라 이 시에 대한 의견을 서술하는 것이 시험문제였다고 해요. 기사 부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몇몇 학생들은 저 시를 인쇄 오류라고  생각했다는군요. 


지난번에 스윽 시에서는 Word가  중요합니다,라고 말해놓고 Word는 쏙 빠진 시 같지도 않은 것(?)을 가지고 나와서 당황하셨을지도 모릅니다. 아마 이 시를 쓴 시인은 'Word? 그까짓 게 시에 뭐가  중요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여간 시의 작가인 Koos Kombuis은 시를 완성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두 가지 버전의 완성된(?) 시를 내놓았는데요. 






TIPP_EX-SONATE
1984



(Whiter than snow).
(I want to be whiter than snow),
(European through and through)
(Like a blank piece of paper only to be read by me not you) …



(No soot stains or burn marks)!
“(But then what about democracy)?”



(I cover it all in Tipp-Ex because)(this is mos OUR country)
(Where we want to live without guilt or fear).





RëENBOOG-SONATE
2014

(Kaleidoscopic like a rainbow).
(diverse and joyous I want to dance),
(a traditional foxtrot of eleven tongues)
(Flowing as one river with my own Afrikaans) …



(South Africa belongs to everyone)!
“(But then what about corruption)?”


(We will be victorious in the Struggle against the Criminals)(for peace and)

(For prosperity under our blue celestial skies).




완성(?)하고 난  것보다 완성 전의 빈 상태인 시가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은 건 왜일까요. 우리는 언어로 사고하고, 언어로 말을 하고, 그리고 그 언어에는 당연히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 따라오기 때문에 우리는 온전히 우리 스스로로 있고 싶어도 그럴 수 없습니다. 

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어로 이야기되는 시는 언어를 다 내려놓은 다음에도 시가 될 수 있을까요?

단어를 다 뺐지만 그럼에도 문장부호는 남아있습니다. 


그 문장부호를 통해 우리는, 시를 해석할 수 있게 되는 거겠죠. 문장부호에 담긴 의미들이 있으니까요. 




오늘은 두 가지 중에 하나를 해봅시다. 


시인의 비어 있는(?) 시를 채우거나 

혹은 비어 있는(?) 시를 쓰는 것 둘 중에 하나를 요. 




일상문학 숙제


비어 있는 시를 채우자

or 비어 있는 시를 써보자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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