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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이아 May 19. 2022

언어가 삶이 될 때

삶과 말과 정체성과 관계는 어떻게 엮이는가


<언어가 삶이 될 때> (2022), 김미소 지음. 한겨레출판. 


동료 응용언어학자로서 오랜 시간 함께 공부하고 글을 써 온 김미소 선생님께서 첫 단행본을 내셨습니다. 저는 먼저 읽고 마음을 보태는 글을 쓰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간의 많은 언어학습 관련서들이 영어를 습득의 대상으로 기술했다면 김미소 선생님의 책은 가족, 동료, 이주, 문화, 정체성, 우정, 교육, 연구 등이 역동적으로 엮이고 또 충돌하면서 삶과 언어, 관계와 사유가 어떻게 바뀌는지 증언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최근 언어학습의 흐름을 짚는 여러 문헌들과 개념까지 녹여 내어 깊이를 더하였습니다. 아래는 출판사에 보낸 저의 추천글입니다. (책에는 조금 다듬어진 글이 실렸습니다.) 



<언어가 삶이 될 때>를 읽고 


‘경계에 선 사람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말은 진실의 일부만을 드러냅니다. 경계를 걷는 이는 다양한 세계를 엮어 고유한 경험을, 상상의 시공간을 빚어내기 때문입니다. ‘낀 존재’가 자신을 깊이 성찰할 때 또 다른 우주가 생성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무소속’은 구획된 세계가 ‘사이의 존재들’에게 강요하는 딱지일 뿐, 존재를 규정하지는 못합니다. 


김미소 선생님은 언어와 문화의 경계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베트남 언니’의 언어 중개인으로, 다문화가정 학생들과 함께하는 실천가로, 미국 대학의 교수자이면서 박사과정생으로,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여성 한국인 교수로, 좌충우돌하는 ‘초짜 일본어 학습자’로, 일상과 이론을 엮는 응용언어학 연구자로 살아온 삶의 궤적은 그가 말하듯 “언제나 틈새 사이에서” 분투하는 여정이었습니다. 이 책은 경계를 넘나드는 배움 속에서 말, 문화, 그리고 정체성이 어떻게 갈등하고 협력하는지, 그것이 어떻게 다른 삶과 언어를 가능하게 하는지를 치밀하고도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김성우)


덧. 아래는 김미소 선생님께서 북토크 행사를 위해 직접 골라주신 인용구입니다. 책의 핵심을 잘 담고 있는 구절들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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