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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뜰지기 Apr 26. 2024

4th. 소감나눔 "인간은 사람처럼 생긴 쓰레기다."

교육은 주도권을 넘겨주는 과정입니다.

꿈뜰에서는 주말마다 매주 특별한 숙제가 주어집니다. 특별한 숙제를 통해 함께 도전하고 성장하는 꿈쟁이들의 일상을 담은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어우러져 피어나는 벚꽃은 함께 모여 있기에 그 은은한 연분홍 빛깔이 더 도드라지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한송이 한송이도 예쁘지만 꽃송이들이 함께 있을 때 더 아름답기에 그 이름도 벚꽃이 아닐까요?


 벚꽃을 보며 문득 생각합니다. 우리 꿈뜰도 꿈쟁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그 빛깔이 더 아름답게 도드라질 수 있는 벚꽃과 닮았다고요. 꿈쟁이들이 앞으로도 서로에게 그런 벚들이면 좋겠습니다. 그런 마음을 품고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아껴주길 바랍니다. 


 꿈뜰지기가 매주 내주는 특별한 주말 숙제안에도 그런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주말숙제는 그 숙제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숙제를 하고 나서 함께 나누는 시간에 더 빛나는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주말숙제를 확인하며 서로의 글에 따순 응원과 격려, 칭찬을 덧붙여주도록 도와줍니다.


오늘 뽑힌 소감들♡

새벽부터 일하시는 엄마를 위하는 마음이 기특합니다

 어떤 선행을 실천했나요?

 그 때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들었나요?

 내가 들은 말이나 한 말은 무엇인가요?

 선행을 실천한 상대방이 있다면 상대는 그 때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들었을까요?


 이번 숙제의 소감에는 이런 질문이 뒤따르기 마련인데 이 친구는 독자가 궁금해할만 내용을 잘 기록했습니다. 더구나 엄마를 생각하는 깊은 마음이 느껴져서 감동을 줍니다^^


 외식하고 돌아오는 길에 길바닥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난 주에 읽은 <어둠을 치우는 사람들>처럼 자신이 지나간 자리에 빛을 비추는 멋진 행동이지요^^ 그런데 이 친구는 쓰레기를 줍고 지구를 도와준 것 같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어스아워> 숙제를 하며 지구에 대한 마음이 각별해졌기 때문입니다. 작은 실천안에 담긴 큰 마음을 칭찬합니다!

 이 친구는 아래로 동생이 둘이나 있는 형님입니다. 큰맘먹고 마트에서 장난감 선택권을 동생에게 양보했네요. 그런데 재미나고 인상적인 소감이 눈에 띕니다.

 "동생이 기분이 좋은 걸 보며 기분이 좋았지만 후회된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장난감 포장지의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멋있어서 직접 까보니 양보한 것이 후회되었다고 합니다. 마음의 변화를 솔직히 담아낸 글이 재미있고 마음에 와닿습니다.

 바닷가에서 큰 봉지를 손에 쥐고 쓰레기를 줍는 꿈쟁이와 그 가족의 모습을 상상하니 뭉클해집니다. 놀러간 바다에서 쓰레기가 너무 많은 걸 보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그리고 그 쓰레기를 줍기 위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지 궁금합니다. 이런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적는다면 더 멋진 글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의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부끄러운 마음과 자랑스러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어른으로써 아이에게 이런 생각을 하도록 만든 것에 대한 책임감이 내게도 있다는 점이 부끄러웠고, 또 한편으로는 환경에 대해 이런 깊은 생각과 가능한 실천을 해나가는 꿈쟁이가 우리 꿈뜰에 살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이 친구는 말과 글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많은 시간과 도움이 필요한 꿈쟁이입니다. 이 친구를 모르고 보면 정돈되지 않은 마구잡이로 쓰여진 글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만큼 내용을 충실히 채워서 이야기를 완성했다는 것은 굉장한 정성과 노력을 들였다는 것입니다. 이 친구는 글을 쓰는 태도뿐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이전보다 뚜렷한 성장이 보였기 때문에서 뽑았습니다.

 이렇게  한 아이를 꾸준히 관찰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임으로서 늘 곁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초등교사이기에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꿈쟁이들의 배움의 과정에 함께하며 성장을 돕고 응원해줄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합니다.

보이시나요? '계속 이런 주말 숙제를 내면 좋겠다.'

교사도 사람인데, 이렇게 제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소감을 만나면 기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건 좀 반칙이지만, 이 말이 고맙고 기특해서 뽑았습니다. 가끔 이렇게 예쁜말 해주는 친구들 덕분에 학급의 분위기도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됩니다. 아이들은 또래의 영향을 생각보다 많이 받거든요. ^^


 오늘도 소감을 다 살펴보고 저와 아이들이 하나 하나 피드백을 해주었습니다. 이제 서서히 꿈쟁이들에게 글을 보는 안목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주부터는 글에 피드백하는 주도권을 교사에게서 아이들에게로 넘기려합니다. 그러면서 서로가 더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무엇이든 시작할 때는 교사의 품이 많이 들지만, 갈수록 교사가 할 일이 줄어들고 아이들이 스스로 해나가는 것이 많아집니다. 점점 제 역할이 줄고, 아이들의 역할이 커질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이번 주말이 기대됩니다. 바쁘게 흐르는 시간을 지나 금요일에 다시 올게요.


꿈쟁이와 꿈뜰지기는 오늘도 모두의 꿈을 응원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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