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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뜰지기 Apr 15. 2024

3th. 소감 나눔 "집안일이 쉬운 줄 알았는데..."

우리가  지나간 자리마다 새로운 아침볕이 내리쬔다.

 어느새 3월도 겨우 일주일 남았습니다. 꿈쟁이들이 따스한 봄기운을 만끽한 푸릇푸릇한 얼굴로 교실에 들어섭니다. 이제 꿈쟁이들도 서로에게도 제법 적응을 해서 그런지 교실에서는 주말에 묵혀둔 수다들이 봇물처럼 쏟아집니다. 그 반가운 기운을 받아 주말숙제를 확인하자 수다의 화살이 꿈뜰지기에게로 일시에 향합니다. 그때 한 아이가 큰 소리로 외치듯 말합니다.


"선생님, 제가 숙제를 했거든요? 근데 숙제하느라 힘들어서 소감을 못쓰고 자버렸어요."

"얼마나 열심히 했으면 숙제하느라 피곤해서 잠이 들었을까? 숙제를 진짜 열심히 했구나! 그럼 소감은 방금 말한 내용을 정리해서 쓰면 되겠다."


 꿈뜰지기의 처방전이 필요한 아이들이 더 있어보입니다. 잠시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제 소감을 확인합니다. 모든 꿈쟁이의 소감을 하나씩 살펴보고 각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비슷한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집니다. 정리하다가 오래전 잃어버린 보물(장난감과 단추)을 발견했다는 아이도 있고, 너무 정리할 게 많아서 온 가족이 다 함께 했다는 아이도 있습니다. 부모님의 시큰둥한 반응에 실망을 했다는 꿈쟁이도 있습니다. 칭찬받으면 기분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깨끗하게 정리한 것 자체가 너에게 선물이라는 이야기를 전해주며 다독여봅니다.


 오늘은 4명의 소감을 뽑았습니다. 제가 뽑은 것도 있고, 친구들이 뽑아준 것도 있습니다.

상쾌한 기분이 여기서도 전해집니다

이 소감은 꿈쟁이들이 뽑았습니다. '상쾌한 기분'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고, 생각에 대한 까닭을 잘 적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적절한 평가라고 생각이 드시나요?


어린 동생이 방을 더렵혀서 속상할만도 한데 참 마음이 넓습니다.

 이 소감은 글씨를 잘 써서 꿈쟁이들이 보기가 좋다고 합니다. 더구나 동생이 청소한 방을 더럽혔는데 화를 내지 않는 마음씨가 착하다고 해요. 저는 "그 상황에서 떠오른 생각을 잘 옮겨 적었다"라고 덧붙여 주었씁니다.

"어머니, 보고 계신가요?"

 엄마의 마음을 생각해서 쓴 점이 멋지고, '뿌듯한 마음'이라는 표현이 좋다고 합니다. 저는 문장을 두개나 세개로 나눈다면 더 멋진 글이 될 거라고 덧붙여 주었습니다.

너무 속상한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책상을 정리하는데 얼마나 오래걸렸기에 보다못한 아빠가 잔소리를 하셨을까요? 그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보니 저와 제 아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다들 칭찬을 받았는데 꾸중을 받은 이야기가 등장하니 신선합니다. 때로는 힘들고 속상하고 어려운 경험이 글의 좋은 재료가 된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꾸밈없이 진솔한 이야기가 좋은 글이 된다고 덧붙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금요일에 읽지 못한 <어둠을 치우는 사람들>을 주말동안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오늘 함께 읽었습니다. 그림이 밝고 아름다워서 보는 내내 마음속에 희망이 싹트는 느낌입니다. 꿈쟁이들과 함께 보니 더 그렇습니다. 이 책은 글밥은 적지만 내용은 고학년에게도 어려운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깊게 보기보다는 이런 고마운분들 덕분에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가 늘 깨끗하다는 걸 생각해보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하나 골라보라고 했더니 대부분의 꿈쟁이들이 같은 문장을 선택했습니다. 저도 이 문장이 참 좋습니다. 그래서 꿈쟁이들이 선택한 한 문장을 여러분께도 안겨드리며 글을 맺으려 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좋은 건
우리가 지나간 자리, 그 자리마다
새로운 아침 볕이 내리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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