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 시집 『혼자 가는 먼 집』(문학과 지성사, 2021)을 읽고
넌 왜 날 버렸니? 내가 언제 널?
살아가는 게, 살아내는 게 상처였지,
별달리 상처될 게 있다면 지금이라도 떠나가 볼까,
캐나다? 계곡? 나무집? 안데스의 단풍숲?
「서늘한 점심상」 中
아련히 올라간 마음의 끝을 쫓아 몸으로 빗장을 삼은 아버지가 아팠습니다
아픈 아버지의 아련한 몸이 세계의 나무처럼 누각 끝의 풍경을 건드리고
풍경은 물안개를 건드리고
긴긴 세계의 경계를 만들어내는 것을
나는 망연히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저 누각」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