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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 설 Sep 13. 2022

만 원의 행복

일주일의 설렘

만 원으로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022년 8월 기준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5.8%. 3% 대만 해도 서민들은 곡소리가 나올 정도인데, 5.8%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그 체감률은 필자가 생각하건대 10%를 육박할 것으로 본다. 서울 평균 직장인들 점심식대가 8~9천 원인 걸 감안해도 우리가 만원으로 할 수 있는 건, 도무지 생각나는 게 없다. 간단한 점심? 고급 커피 한 잔? 아니면 일주일의 행복?


오늘 내가 선택한 일주일의 행복, 그것은 복권이다.

복권을 자주 사는 건 아니다. 이 놈의 팔자가 복권에 기댈 만큼 호락호락한 팔자가 아님을 알기에 가끔 헛된 행복이 필요할 때 필자는 복권을 구입한다. 연휴를 끝내고 첫 출근이 시작된 화요일, 만 원으로 난 5일의 행복을 구입했다. 5일 동안 난 행복한 상상을 할 것이다. 1등에 당첨되면 일단 원하는 지역으로 이사를 준비할 것이고, 시댁과 친정에 용돈을 듬뿍 드릴 것이며, 회사 직원들에게 통 크게 한 턱 쏠 것이며,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기부도 할 것이다. 세상 행복하지 않은가. 이 모든 것들은 지금 이 순간,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다. 5일의 행복이 끝나면 주말 저녁 8시 30분, 허탈함으로 돌아오겠지만 난 지금을 즐기련다. 이만한 행복을 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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