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게임 산업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국제 비디오 게임의 소득은 2015년 기준 91조 달러(네이버 위키백과, 『비디오 게임산업』, 2022.11.12.)를 넘겼고, 이는 1년 전 대비 10조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으니 확률적으로 계산하면 2022년 지금은 200조 달러가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산업은 빠르게 성장해가고 있으며 인류의 과학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중요한 건 게임의 자극적인 설정들이 정도를 지나치고 있으며 그것이 사회적,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 『프리가이』가 궁극적으로 의도한 내용은 21세기 게임 산업의 방향이 아닐까 싶다.
난 게임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특히 총을 겨누고, 칼을 들고, 폭탄을 던지는 게임은 전혀 소질이 없다. 그렇지만 누구나 주변에 한 명쯤은 이런 게임에 빠져있거나, 이런 게임을 했던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20여 년 전 유행했던 대표적인 게임이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였다면 지금은 그 비슷한 게임이 셀 수없이 많고 영상은 더 자극적이고 폭력적으로 진화했다. 우린 이런 게임 산업을 진화(鎭火)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 죽어야 하고, 죽이는 팀이 승자가 되는 잔인함을 무기로 성장하는 게임은 21세기에서 더 이상 오래 버틸 수 없다. 개연성 없는 잔인함이 척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유와 평화의 공존이 균형을 이루는 게임 개발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대다.
최근 게임의 내용, 경향을 살펴보면 피를 너무 자극적으로 보여준다. 인터넷 뉴스라도 볼라치면 배너로 뜨는 자극적인 게임 영상은 잠깐 뜨는 것인데도 그 잔인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분명 방향을 잘 못 잡은 것이다. 영화 『프리가이』의 주인공 가이(라이언 레이놀즈)는 게임 속 플레이어 밀리(조디 코머)에게 레벨업의 방법을 묻는다. 그때 밀리는 설명 한다.
가게를 털거나, 차를 훔치거나, 행인들 얼굴을 때려. 그럼 알게 돼.
네가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다른 유저의 캐릭터를 처단하라. 그것이 네가 성장하는 길이다. 잔인할수록, 자극적일수록 중독 속도는 빨라진다. 업계는 이 점을 악용했다. 그래서 더 괴물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더 큰 괴물, 더 큰 중독, 더 큰 이익.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모든 산업은 이익을 중심으로 성장함에는 반박할 여지가 없다.
게임 속 NPC는 가상에서 플레이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캐릭터다. 그들의 말과 행동은 모두 개발자에 의해 프로그래밍되어 있고 어떤 플레이어가 사용하든 비슷한 상황에서는 같은 말을 반복한다. 그러나 2022년 지금은 그 단계를 뛰어넘었다. 바로 메타버스의 등장이다. 가상의 세계에서 우린 회의를 하고, 콘서트를 보고, 개인 금융업무를 본다. 인공지능의 발달은 실로 상상을 초월한다. 이것들이 우리 인류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궁극적으로 게임만의 문제는 아니다. 과학은 나날이 진화할 것이고, 인류는 점점 작아질 것이다. 지구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부디 영화 『프리가이』의 게임 속 ‘Free life’가 내가 사는 이곳의 마지막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