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느지향 모바일 배너광고 카피에세이
카피라이터 출신의 IT기획자에게 모바일의 배너 영역은 아쉽고 안타까운 영역이다.
광화문 교보문고의 현판처럼 사람들에게 글로써 울림을 줄 수 있는 영역이 될 수도 있고
횡단보도 신호등 기둥에 덕지덕지 붙은 찌라시 광고판이 될 수도 있는 영역이 배너 광고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이러한 생각을 실현할 수 있는 업무를 맡게 되었다.
카카오톡 마지막탭의 기획자로 합류하게 되면서 해당탭의 최상단 영역을 기획하게 되었다.
카카오톡의 마지막 탭은 18년부터 조금씩 변신을 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커머스 서비스다.
이곳에서 배송상품 구매에서 이마트 장보기, 배달음식 등의 주문까지 다양한 액션을 경험할 수 있다.
배달음식 관련 서비스인 주문하기에서 내게 부탁한 여러 소재 중 파파존스 피자 배달 상품이 있다.
혜택은 당연히 가격할인이다. 당연하다고 말한건 타 서비스와 큰 차별이 없다는 거다.
내 기억에 지금까지 이런 종류의 소재는 아래와 같은 카피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
"오늘 파파존스 시키면 1만원 할인!"
카피를 쓰는 방법에는 팩트의 나열도 있지만 그 팩트를 기반으로 하는 수많은 수사법이 있다.
카피라이터들은 그러한 수사법을 레토릭이라고 불렀고 카피라이터라면 자신만의 레토릭이 있다.
배너를 통해 수 많은 레토릭들을 하나씩 소개하려고 한다.
내가 사랑한 레토릭. 1
제품의 본질을 꺼낸 INSIGHT
서비스에 준 피자 그림을 보고 질문을 던져본다.
'파파존스'는 어떤 '맛'일까? '누가' 먹을까? '언제' 먹을까? '어떻게' 먹을까? '왜' 먹을까?
그러다 떠오른 생각, 나는 파파존스 피자를 먹지 않는다.
이유는 짠 맛.
제법 스스로를 미식가라고 자부하는 동네친구는 그 짠맛이 좋다고 했다.
파파존스를 먹으면 뉴욕을 걷는 기분이 든다고도 했다.
그래, 파파존스 피자의 본질은 미국 본토 피자가 그렇듯이 짠 맛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피자는 다양한 브랜드마다 각자의 맛이 있다.
피자 매니아들은 각자의 입맛에 맞는 피자를 먹는다.
그리고 그 매니아들은 맛의 정통성을 중요시 한다.
카피의 방향은 짠맛과 정통성.
카피 운율은 3. 2
[그래서 뽑은 최종 카피]
상단 리드카피 : 가격혜택에 관한 기능적 설명
하단 헤드카피 : 파파존스 피자와 타피자와 큰 차이인 맛을 미국식 피자의 정통성과 연결
정중앙 BI : 주문하기
노출기간 : 18년 2월 12일-18년 2월 18일
사실 나는 패스트푸드를 잘 먹지 않는다. 당연히 좋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카피를 쓸때에는 파파존스 피자를 1일1식하는 매니아의 입장이 되려고 한다.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되기가 쉽지가 않다. 그렇기에 파파존스와 관련된 기억과 추억을 더듬어 본다.
한 번이라도 파파존스 피자를 먹어봤다면 그게 언제였는지, 누구와 함께 였었는지
파파존스 피자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면 누구에게 였는지, 어떤 상황이었었는지
내가 쓴 배너 카피로 파파존스를 시켜 먹은 누군가에게도 그 날의 그 짠맛이 인생 짠맛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다음주 배너카피들을 피자 치즈처럼 쭉쭉 뽑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