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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kind Mar 25. 2018

쌍둥이를 찾는 카피

모바일 배너광고 카피 에세이

단어에도 쌍둥이가 있다. 

동음이의어. 

쌍둥이처럼 겉은 같지만(동음) 속은(이의)다른 단어들.

카피를 쓸 때에 활용하면 좋은 수사법 중 하나가 

동음이의어를 잘 활용해 보는 것이다.

이번에는 주문생산으로 알려진 메이커스의 방석이다. 


내가 사랑한 레토릭. 3

동음이의어 


방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치질, 

그리고 엉덩이. 

건강과 뷰티의 속성이 어느 정도 학습된 제품이다. 

허리를 바로 세워 건겅을 지켜준다거나 

엉덩이를 예쁘게 만들어 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기존에 이미 방석의 이미지가 만들어져 있다.   


기능적으로 접근하면 수많은 방석 중 하나일 뿐이다. 

기능은 잠시 잊기로 한다.  


 이 제품은 디자인적으로 눈에 남는 구석이 있었다. 

'사과'를 연상시키는 방석 디자인.  

사과로부터 생각의 가지치기를 해본다.  

 : 사과-> 애플힙-> 앉기만 하면 몸이 예뻐진다 

   -> 사과하세요 -> 사과하세요?! -> 왜 사과하지? 

   -> 평소에 안 좋은 자세로 사는 내 몸에게 사과하세요 

   -> 그런데 사과를 맨입으로만 해? 

   -> 사과의 의미로 나에게 주는 선물이 혹시 이 방석?   


이런 생각의 흐름을 거쳐 사과라는 동음이의어를 활용. 

카피를 써보기로 한다. 


카피의 방향은 동음이의어+척추건강  

카피 운율은 기본적으로 3.4


[그래서 뽑은 최종 카피]

상단 리드카피 : 권위에 기댄 전문성 전달 

하단 헤드카피 : 동음이의어를 통해 제품의 기능성 간접 전달    

정중앙 BI : 메이커스위드카카오  

노출기간 : 18년 2월 19일-18년 2월 25일 


너무나도 바쁜 하루를 보냈을 때 상투적으로 

'종일 엉덩이 한 번을 못붙여봤다'라고 표현한다. 

특히나 유독 일에 쫒기는 한국의 직장인들에게 

엉덩이 붙이고 여유롭게 쉬는건 소위 '헬조선'에서 

꿈의 직장, 신의 직장이 아닌 이상 쉽지 않을 것이다. 


하루종일 앉아서 일하는 나는 종일 엉덩이를 붙이고 

살지만 24시간내내 지치게 느껴질때가 많다.   

마음이 쉬어야 진정한 휴식이다. 

숲속에서 엉덩이를 붙이고 몸의 짐을 내려놓듯이

마음의 짐은 어떻게 내려놓을지, 어디에 내려놓을지 

배너 카피를 쓰고 나서 한참을 고민해 봤다. 


오늘 지친 하루를 보냈다면 

이 글을 읽는 잠깐이라도 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몸도 마음도 릴랙스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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