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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kind May 09. 2020

가족을 응원해 준 적 있나요?

남에게 하는 속 이야기-3

나는 누구를 응원해 본 적이 없다. 

학창시절 운동회나국가대표의 경기를 보며 승리해 주기를 바래본 적은 있지만 

친구나 지인중 누군가 잘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해 본 적은 없다. 

더군다나 가족은 한 번도 응원해 본적이 없다. 


내가 사람을 응원한다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건 달리기를 하면서 부터다. 

마라톤 풀코스나 울트라마라톤 대회를 나가면 어느 순간 체력적인 한계를 넘어 정신적으로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나타난다. 그럴때 한 걸음 더 힘내어 걷게 만드는 힘은 급수대나 길거리에서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의 응원이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진심을 다해 화이팅을 외쳐주고 완주 할 수 있을거라고 소리내어 말해주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반드시 그 말에 보답하고 싶어서라도 힘을 내어 결승점을 찍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힘이 나는 엄청난 응원은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의 응원이다. 같은 코스를 뛰는 참가자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서로를 응원한다. 누구를 응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는 것을 서로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스쳐가는 참가자들에게 목청껏 응원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울림을 준다.   


달리기 대회를 처음 나갔을때 그 응원을 듣고 가슴이 먹먹해 졌었다. 그리고 그 응원의 힘으로 완주를 했다. 집으로 돌아와 그 응원의 여운이 한동안 남아 있을 정도였다. 응원이 힘이 이런것이구나 몇날 며칠을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껏 한 번도 누군가를 응원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창시절에 시험기간이 되면 으레 서로에게 '시험 잘봐' 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던져주곤 했다. 

나는 한 번도 그런 말을 누군가에게 해본 적이 없었다. 어색하기도 했고 입에 잘 배어 있지 않기도 했었다. 

지금 돌이켜 보니 부모님에게 그런 말을 들어본적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공부 잘 해야 한다' '시험 잘 봤냐' 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시험 잘 보고 와' 라는 응원은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것에만 집중했었지 그 과정에 대해서는 부모님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렇다 보니 나도 친구들에게 '시험 잘 봤냐'라는 말은 잘 하면서도 정작 '시험 잘 봐'라는 응원은 한 번도 할 줄을 몰랐다. 친구들에게 이럴진데 내 가족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던져본 적은 당연히 한 번도 없었다. 


두살 터울의 남동생이 군대를 가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을 때에도 녀석에게 힘을 주는 응원을 해 줄 생각은 꿈에도 몰랐다. 아버지가 은퇴를 하고 그 이후의 삶을 준비하실때에도 그랬다. 만약 내가 어릴때부터 가족들에게 응원을 많이 받았고 나 또한 그들을 꾸준히 응원해 주었다면 지금 우리 가족의 모습은 지금가 얼마나 달라졌을까 생각해본다. 작은 말 한마디, 작은 응원의 몸짓이 엄청난 변화를 만들었을지 모른다. 


힘내! 잘 될거에요! 라는 추상적인 말 대신 


'형은 너의 결정을 응원해'


'후회하지말고 계속가, 니 곁에는 아빠가 있어'


'엄마는 니가 지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


'아들 그동안 참 고생많이 했어'


'누나, 지금까지 너무 잘해왔어'


당신의 가족은 서로를 응원하고 있나요?


꽃도 기쁘지만 

홍삼도 힘이 나지만

돈도 필요하지만   


정말로 가족과 가족을 이어주는 건 


가족이기에 진심으로 전할 수 있는 


응원이 아닐까요?


믿고 응원해 주세요. 

그런게 가족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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