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행의 의미에 대한 고찰

by 구라라라


여행


한때는 꿈처럼 다가왔지만 어느새 현실이 되어가는 단어.


나를 새로운 공간으로 데려가 주며,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될 것 같은 마법의 단어이다.

학창 시절 여행의 의미는 남다르게 다가왔다. 대학생으로서의 교양, 다양한 세계를 체험하여 글로벌 시대의 인재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 지루한 삶으로부터의 탈출 등등...


한때 '여행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책에서는 여행의 기준에 대해서 설명을 하였다. 여행이란 무엇인지, 여행을 해야 하는 이유와 여행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다. 결론적으로 여행이란 '사고방식의 차이'이다. 집 앞을 나가도 새로움을 느낀다면 그건 바로 '여행'이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요즘 의미하는 여행은 자기만족의 의미가 강하다. SNS에서 소통할 수 있고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하며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방법으로 여행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는 해외여행(요즘은 어학연수라고도 쓴다)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여행을 다녀온다고 정말 다른 내가 될 수 있을까? 요즘 의미의 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자원이 소모된다. 그것은 나의 돈일 수도 있고, 부모님의 돈일 수도 있으며, 나의 시간이 될 수 도 있다. 여행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여행이라는 것이 삶의 우선순위에 올라와 있는 것은 너무 슬플 것 같다. 여행을 하는 내가 진짜 나이고 현실의 나는 여행을 준비하기 위한 인고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많은 시간에서 고통을 견뎌야 할까?


그리 많은 여행을 다닌 것은 아니지만 내가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은 '비슷하다'였다. 그들의 삶이 나와 비슷하기에 여행이라는 것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을 찾기 위해 다니는 것이다. 대학생 시절, 내 주변에서도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1년을 돈을 모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모은 돈으로 해외여행, 특히 유럽여행을 많이 다녀왔지만 1년을 투자할 만큼 좋았다는 감상을 듣지는 못하였다. 오히려 여행이 매우 좋았을 경우, 지루한 현실에 대한 절망감을 느꼈을 것이다.


여행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에 목매여서 사는 삶은 그리 아름답지는 않을 것 같다. 삶과 여행 사이의 균형 잡힌 지점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여행이라는 단어가 현실과 어우러질 때, 좀 더 좋은 의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