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라라라 May 29. 2019

책임지지 않는 사회

현대중공업 노조와 정부의 대응

 내가 생활하는 기숙사에는 항상 신문이 놓여 있다. 필자는 신문을 구독하지는 않지만 읽는 것을 참 좋아한다. 신문을 보면 요즘의 핫 플레이스가 눈에 띈다. 바로 울산 동구의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 세계 1위의 조선 회사이며,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2만 5000명 이상이 일터로 잡고 있는 기업이다. 뉴스를 조금만 본다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물적분할을 둘러싼 사측과 노조의 대립이 듣기 싫어도 귀에 들린다. 지금은 대우조선해양노조를 포함해 옆에 있는 현대자동차노조도 왔고, 민주노총 본부에서도 서울에서 울산으로 출장을 오는 대 노조활동의 시국이다.




  현대중공업 외에도 시위 현장이 뉴스에 자주 나오는 노조가 있다. 바로 전교조이다. 오늘도 뉴스에서 문정부를 향해 투쟁한다며 법외 노조를 물리고 ILO 협약을 비준하라고 난리다. 그런데 지난번 의외의 인물이 시위대에 있는 것을 보았다. 서울시 조희연 교육감이다. 교육감이면 차관급이 아닌가? 차관이면 장관 바로 아래인데 높으신 분이 정부에 불만이 많이 있나 보다. 여기서 항의하는 정부는 어디인가? 일단 조희연 교육감이 시위에 있는 걸 보니 교육부는 아닌 것 같다. 차관이 시위하는데 다른 부서는 무엇을 하는가? 당연히 말을 들어줘야 한다.

 요즘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참 간단해지고 있는 것 같다. 문제가 있으면 노조를 만들고 정부를 압박하면 된다. 심지어는 정부 관계자들도 시위에 참여하여 정부는 각성하라고 한다. 사장이 혹은 부장이 나서서 파업하는 회사를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부장이 돈을 더 달라고 파업을 하고 있으면 밑에 차장이나 과장은 무슨 생각이 들까? 부장의 임금인상을 위해 같이 파업에 참여해야 되나? 여기서 부장이 같이 파업을 한다면 면박을 주거나 따돌림을 시킨다고 하자. 과장 밑으로는 무슨 힘이 있겠는가? 먼나라 이웃니라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심지어 ILO 협약에는 고위공무원 노조 결성도 들어가 있다. 5급 사무관 이상부터 가입이 가능한 노조가 생긴다면 참으로 볼만하겠다.




 지난주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에서는 서울에 올라가 폭력시위를 하고 왔다. 그중 12명이 잡혀갔지만 10명은 바로 석방되었으며 나머지도 영장이 기각되었다. 이번 주에는 현대중공업 본관 점거를 위해 현대중공업의 가드들과 충돌을 하였으며 가드 중 1명은 실명 위기라고 한다. 그런데 가해자는 나오지 않는다. 그 외에도 노조의 행위에 대처하는 경찰은 바보 같으며 공권력은 땅으로 떨어지고 있다. 더 재미있는 점은 현대중공업 노조가 강하게 갈수록 재하기 보다는 편승하는 인간들이 많아지고 있는 점이다. 울산시장 또한 재미있다. 노조의 불법행위는 못 본 척하고 한국조선해양의 서울 본사는 안 된다며 한 발 걸쳤다. 동구 국회의원은 대놓고 같이 시위한다. 불법행위에 대한 노조의 답변 또한 환상적이다. 모든 책임은 본사에 있으며 노조는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폭력 시위를 해도, 파업을 해도, 불법점거를 하여도 노조의 책임이 아니며, 심지어는 정부에서도, 경찰에서도 노조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

 현대자동차 지부는 옆동네 출장 와서 기세가 더 등등하다. 불법 점거하고 있는 한마음회관에 공권력을 투입하면 사상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살인 예고인가?




  요즘은 윗사람이 잘못을 하여도 윗사람 잘못이 아니라 한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 잘못을 했는데 책임지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무책임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지금이 쌍팔년도 같은 보수정권도 아니다. 이렇게 된 것은 누구 책임인가?

 최근 자영업자들이 욕을 먹었던 말이 불연듯 떠오른다.

"최저임금도 못 줄 거였으면 시작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


-fin



작가의 이전글 소득주도성장과 결과의 평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