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 육아
"엄마, 저기 사진은 웃고 있는데
엄만 왜 안 웃어?"
냉장고에 붙어 있는 가족사진 속 나는 웃고 있다.
물론 그 웃음은 촬영용이지만.. 이른 아침 아직 졸음으로 몸이 무거운 내게 아이가 던진 말은 얇은 방어막도 없이 급소를 찌르는 듯 날카로웠다. 헙...
어떻게 이런 말을 하나.. 신기하고, 기특하면서도 '아이의 눈에 나는 웃음이 없구나..' 정신이 번쩍 들도록 충격적이었다. 고단한 하루하루지만 노력하고 있었고, 아이에게 좋은 걸 해주고 싶었는데.. 나는 표정 없는 무채색 엄마였다.
아이는 이렇게 아무 때에 뼈를 울리는 깨달음을 준다. 거울을 보니 내 얼굴도 예전 같지 않다. 표정 없이 굳은 얼굴, 인상 쓰며 화를 냈던 찡그림의 흔적이 화석처럼 남아 있었다. 성품이 얼굴을 만든다더니 승질 나쁜 아줌마가 되었네.. 무엇보다 아이는 매일 이런 얼굴을 누구보다도 많이 봐 왔겠구나.. 하는 생각에 미안하고 나 자신에 대한 속상함도 들었다.
이 날부터 화장실을 갈 때마다 거울을 보며 미소를 연습했다. 굳어진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거울 속 나에게 어색하게 웃어 보이면 금세 경련이 일 것 같았다. 이렇게 하면 이왕 생길 주름도 조금은 곱게 생기려나..
육아가 몹시 고단했다는 핑계를 댈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흐지부지 흘려보내기에는 시간이 지나 아이들이 성장한 후에 내게 돌아 올 후회가 너무 클 것 같았다. 그리고 아이는 힘들어하는 엄마를 웃게 하기 위해 무던히 마음을 쓴다. 내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귀여운 표정, 요상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궁딩이 팡팡' 해달라고 고양이처럼 엉덩이를 치켜든다. "그래 그래. 알았다— " 팡팡팡 해주다 보면 어처구니없어서라도 웃게 된다. 그럼 아이는, 엄마 웃게 하기, 성공!!
조막만 한 주먹을 하늘로 들어 올리며 스스로 세운 미션 달성에 만족해한다.
아이의 마음씀이 고맙지만, 아이의 미션이 될 만큼 나는 웃음이 없었고, 아이는 그렇게도 엄마가 웃는 걸 보고 싶었나 보다. 결국 나를 웃게 하는 건 다시 너구나.
굳어지던 내 마음에 촉촉이 사랑을 뿌려주고 밝은 미소의 빛을 비추는 아이 덕분에 다시금 고슬한 흙 같은 마음으로 아이를 간지럼 태우며 함께 깔깔 웃었다.
"엄마 너무 좋아"
아이의 얼굴에 환하게 빛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