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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그루 Dec 27. 2023

당신은 어떤 부자가 되고 싶나요?

공형조 <돈을 부르는 작은 습관>

책을 좋아하는 엄마와 나로 인해 사무실의 한 켠에는 책이 점점 쌓이고 있다. 지금은 아예 벽 한쪽이 모두 책으로 쌓여있는데, 점점 늘어나는 책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행복한 걱정도 생겼다.


마음을 먹고 책정리를 하는데 당연히 엄마의 책이라고 생각했던 어떤 낯선 책이 엄마의 것이 아니란다. 엄마는 또 그 책이 당연히 나의 것인 줄 알았다고 한다. 언제 어디에서 온 지 모르는 이 책은 다소 뻔하게(?) 생겼지만 정리하기 전에 한 번 훑어나보자는 심장으로 첫 장을 펼쳤다. 이 책은 그때부터 거의 한 달 동안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 하루의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었다.




돈을 부르는 작은 습관


제목만 보고 그저 그런 재테크 이야기인 줄 알았다. 주식이나 부동산, 짠테크에 대한 이야기들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보다는 근본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떤 부자가 되고 싶은지, 왜 돈을 벌고 싶은지, 지금 어느 정도로 가난한지 혹은 부자인지 등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제목에 '돈'이 들어가는 만큼, 서문은 절약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단호하지 않은 부드러운 어조가 마치 최면을 걸 듯 나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절약에 대한 내용을 읽는 동안 평소보다 편의점이나 다이소를 덜 가거나, 가더라도 꼭 필요한 것들만 사게 되었다. 부자들은 '푼돈'을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돈으로 대우해준다고 한다. 돌아보면 아직 부자도 아닌 내가 허투로 쓴 푼돈이 얼마나 많은지, 책을 읽는 동안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소확행'이라는 이름의 낭비들이 앞을 지나갔다.


전반적인 내용은 '습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장기투자의 중요성, 정리정돈의 생활화, 메모와 명상, 독서 등 어쩌면 뻔한 이야기들을 부자의 습관이라 말한다. 이 세상에 부자는 참 많지만 아마 저자가 말하는 부자는 '성공한 부자', 그러니까 '존경받는 부자'를 말하는 것인가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을 읽는 것처럼, 무척 따뜻한 자기계발서를 읽는 느낌이었다. 가슴 속 무언가가 뜨겁게 꿈틀대면서 두근두근하는 것이 말이다.


이 책을 다 읽기도 전에 한 권을 더 샀다. 매달 나가고 있는 독서모임 '북적북적'의 연말파티에서 올해의 책 한권씩을 선물로 가져오라고 했기 때문이다. 사실 추천해줄만 한 책은 참 많았는데, 지금 당장 실용적이면서도 말랑말랑 따뜻한 책 중에 이 책만한 것이 있나 싶었다.




분명 작심삼일이 특기인 나는 이 책을 덮고 얼마지 않아 또 낭비를 하고, 자책을 하면서 부자의 습관과는 먼 생활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까먹을 때마다 다시 꿈틀대기 위해서 이렇게 메모를 해둔다. 책을 읽으면서 각 습관들마다 나에게 적용한다며 적어둔 것들을 옮겨본다.


- 한 달에 여유돈 50만원씩 확보하기

- 1년에 천만원씩 모으기(점점 늘려나가기)

- 내 시간을 쓸 가치가 있는 사람들에게만 시간과 비용을 쓰자.

- 선물비용도 정하자(밥먹듯 보내는 기프티콘X)

- 한 달에 한 번 비움의 날 정하기(대청소하면서 옷 버리기)

- 그루루의 아침 독서 일기(SNS 공유)

- 가족들에게 '푼돈'을 쉽게 주지 말고 '예쁜이 통장'에 넣어두기

- 너무 큰 목표보다 당장의 의미를 찾자(루루툰으로 돈 벌 생각하지 말고 스트레스 해소)

- 당장 필요한 것만, 필요한 만큼 그 때 그 때 사기

- 깔끔하고 단정한 그루, 겸손하고 감사할 줄 아는 그루, 욕보다는 칭찬을 하는 그루, 보다 여유로운 그루, 부지런한 그루가 되기

- 충동구매 대신 기업분석을 해보자(왜 이런게 뜰까?)

- 내 꿈은 우리 가족의 행복이다.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 눈앞의 낭비를 버리자

- 내일 혜성이 날아온다면 지금 릴스나 보고 있겠어?

- 쓰기만 해서는 가치가 없다. 정리하고 발전시키고 무엇보다 실행해야 진짜 메모다.

-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나'가 아닌 진짜 나는 누구인가? 명상하기

- 서삼독 : 텍스트를 읽고, 저자를 읽고, 책을 읽고 있는 나를 읽는다.

- 모르는 분야에 투자하지 않는다.

- 내가 평소 관심이 있는 자동차, 모바일 등의 분야에 대해 공부할 수 있도록 소액투자를 해보자.

- 모닝루틴 : 아무도 없을 때 사무실 출근해서 청소,설거지 -> 커피마시면서 모닝페이지 쓰고 책 읽기

- 부자공부 : 가계부 작성, 소액 주식투자, 장보기

- 진도농부 매뉴얼화 하기(절임배추, 기름착유 등)

- 진도농부가 집중해야 할 20%의 고객명단 만들기

- 하루에 무조건 100페이지씩 읽기. 무조건. 무조건 읽기.

- 자동차건, 핸드폰이건 지금 당장 새것이 필요하지 않고 현금으로 살 수 없다면 사지 말아야 한다.

- 따뜻한 위로와 뜨거운 힘을 건내주는 책을 낸다. 나만 쓸 수 있는 책이다! 책으로 번 돈은 모두 국립소아암센터에 기부하고, 점점 유명해져서 전문 인터뷰어가 된다. 각지 생산자들의 인터뷰로 또 책을 낸다.

- 내가 어디에 살며 무슨 차를 타며 어떤 남자를 만나던, 누가 어디에 살며 무슨 차를 타며 어떤 남자를 만나던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나 자체로 빛난다.

- 내가 밤을 새워 할 만큼 좋아하는 일이 무엇일까? 읽고 쓰기?

- 부자들은 유튜브, 릴스 볼 시간에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한다.

- 진도농부의 원칙은 We(진도농부, 생산자, 고객) are Groove(행복)

- 부모님과 함께 등산+여행+사진.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기는 완벽한 취미

- 절임배추 5,000박스를 완판한다. 부모님께 3,000만원씩 드린다.

- 나의 좌우명 : 䀆人事 待天命




아마 나는 지금보다 더 부유한 사람, 그러니까 더 좋은 차를 타고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첫 장을 펼쳤을텐데 마지막장을 덮고 난 후에는 마음이 더 차분해졌다. 나는 '진짜' 부자가 되고 싶다, 어설프게 부자 흉내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이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쓸 수 있도록, 내가 하는 일이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도록 즐기면서 사는 부자가 되고 싶다. 아니, 나는 이미 행복한 부자이다! 당장 내일부터 알람을 듣고 행복하게 사무실로 출근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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