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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뚝딱 Jun 05. 2022

영국카페 특징

with some milk?






다양성을 존중하는 영국은 카페에서 주문할 수 있는 옵션이 굉장히 다양하다. 우리나라는 이제서야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디카페인, 귀리우유변경 등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생겼지만, 영국은 이미 몇년 전부터 프랜차이즈는 물론 개인카페에서조차도 여러가지를 요구(?)할 수 있었다. 똑같이 커피를 주문하는 카페인데 한국카페문화와 다른점이 많이 보이는게 재미있어 몇가지 정리해보았다. 


1.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with some milk? 을 무조건 물어보는 나라

영국은 홍차에도 우유를 조금 섞어 마시는데, 이건 커피도 마찬가지이다. 아메리카노를 달라고하면 어느 카페에서든 직원분이 'with some milk?(우유 조금 넣어드릴까요?)'라고 물어본다. 처음 이 질문을 들었을 땐 뭔지도 모르고 일단 넣어달라고 했는데, 우유를 조금 넣은 아메리카노는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다. 아메리카노만 마시면 씁쓸한 맛이 강한데 우유를 한두스푼정도 넣으면 훨씬 부드럽고 맛있다. 아메리카노는 끌리지 않고 라떼를 주문하자니 느끼할 것 같은 날엔 항상 이렇게 마신다. 영국 카페에 가서 바리스타가 윗썸밀크를 물어본다면 당황하지마시고 yes plz 해서 마셔보는걸 추천한다. 


2. 거의 모든 카페에서 추가요금없이 디카페인으로 변경할 수 있다.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자는 입장에선 이 부분이 정말 좋았다. 영국에서는 작은 개인카페에서도 디카페인으로 변경을 요청했을 때 디카페인 옵션이 없다는 대답은 한번도 들은적이 없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스타벅스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나 소수의 개인카페에서만 디카페인 커피주문이 가능한데다, 디카페인을 주문할 시 추가요금이 결제되는 경우가 더 많다. 주변사람들만 봐도 나처럼 커피마시면 잠을 못 자거나 카페인이 들어가면 심장이 뛴다는 사람이 10에 4-5명은 되는 것 같은데 왜 이러한 옵션이 있는 카페가 별로 없는건지 궁금하긴 하다. 


3. 대부분의 카페에서 종이빨대를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종이빨대가 비교적 최근에 도입되었는데 영국은 아주 예전부터 이미 종이빨대를 사용하고 있었다. 빨대를 씹는 버릇이 있었는데 영국살이하면서 고쳐진 것 같기도 하다. 분리수거는 안 하지만 종이빨대는 쓰는 나라..


4. 까페에서 작업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우리나라도 카페에서 작업하는 사람이 많지만 영국은 개인까페든 프랜차이즈든 맥북 켜놓고 작업하는 사람이 항상 보여서 신기했다. 영국에서 20년 넘게 살고계신 분한테 들은 얘기인데 한국은 거의 모든 회사가 월화수목금 9 - 6 출퇴근을 당연시하는데, 여긴 필요할 때만 출근하고 나머지는 재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카페가면 혼자 노트북켜놓고 작업하는 아저씨들이 많이 보였던게 이런 이유인가 싶었다. 


5. 영국카페가면 항상 있는 메뉴인 플랫화이트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커피가 아이스아메리카노라면, 영국에선 플랫화이트가 그렇다. 플랫화이트는 라떼보다 커피향이 더 진하고 카푸치노보단 거품이 적은 커피인데 우유의 부드러운 맛과 커피의 씁쓸함을 함께 느낄 수 있어서 맛있다. 플랫화이트와 함께 우유를 조금 넣은 아메리카노를 선호하는걸 보면 영국인들은 진한 커피향과 크리미함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이밖에도 라떼아트 할줄 모르면 카페알바를 구하기 힘들다는점, 매대에 다 먹은 컵과 접시를 직접 갖다놓지않고 테이블에 놓아두고 가도 된다는 점 등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 많이 보였다. 특히 개인카페를 가면 바리스타와 스몰톡을 하는 영국인들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한국에서 나고자란 한국인이 보기엔 그 상황이 영화의 한장면 같았다. 어느정도 친해지기 전까진 대화를 잘 안하는 한국과는 다른 풍경이라 신기했고 문화적으로 이렇게나 다르구나 싶었다. 외국에서 커피를 사마시는건 단순히 커피맛만 보는게 아니라 그 나라의 분위기나 문화까지 체험하는 느낌이라 더 기억에 남는다. 영국가면 스타벅스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대신에 골목의 작은 카페에서 with some milk를 시도해보는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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