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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델리 Sep 13. 2017

타인의 취향

너도 떠나 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28


타인의 취향

Port Duglas, Queensland

Australia



여자 친구가 있는데 다른 여자에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이런 건 취향이라고 봐야 할지 살짝 난감해서, 그저 타인의 취향 정도로 넘겨버릴 수가 없나 보다. 특히나 내가 "다른 여자"인 경우라면.


아침 일찍부터 그가 보낸 "나야 늘 네가 보고 싶지"라는 짧은 문자에 뛸 듯이 기쁘다가도,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 한 구석에 "In a relationship"이라고 박힌 걸 보면 되려 내 취향까지 의심된다.



인생은 짧으니까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고 생각해도 마음 따로 몸 따로다. 어쩐지 말처럼 쉽지 않아, 내가 굉장히 보수적인 타입이었나 잠시 고민해 본다.


껌을 씹으며 커피를 마시는 게 낫지. 여자 친구가 있는데 다른 여자한테 좋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건 대체 어디서 비롯된 취향인지. 도무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걸 보면 나도 그렇게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는 아니구나 싶다.



하지만 지금껏 여행하며 만나온 많은 타인들의 취향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려고 노력해 왔으니까, 이 독특한 한 타인의 취향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지구 반대 편에 여자 친구가 있든 없든, 순수하게 한 사람이 좋은 이 감정만 가지고 시작해 보기로.


끝은 어차피 알 수 없고,

과정은 쓰기도 또 달기도 하니까.

그리고 변치 않는 진리,

인생은 머뭇거리기엔 너무 짧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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