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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ttle Creatures Mar 18. 2020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이 나이에...

내 글을 공개할 수 있다니…

나는 엔지니어다. 글을 전문적으로 써본 적도 작가의 꿈을 가져본 적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나는 오래전부터 나이가 들면 글 혹은 영상으로 나의 삶에서 소중했던 것들을 정리해보고자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와이프(RJ)와 주고받은 30년 된 연애편지와 20년 전후로 태어난 우리 아이들(P/J)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관하고 있다. 요즈음은 이러한 가족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도 보관하기도 편해졌지만, 그때는 많은 정성과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후 SNS가 발달하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가족들에게만 공개되는 SNS에 짧은 글을 사진/영상과 함께 올리기 시작했다. 글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고 특히 아이들은 그때의 자기 모습과 에피소드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거기서 만족했었어야 했다.

그럼에도, 얼마전 어느 날 문득 나는 내가 적어온 글들을 공유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났다. 그 이유는 내 글들에 대한 3자의 평가가 궁금하기도 했고 또한 적당히 먼 거리에서 이에 공감하는 분들과 긍정적인 소통을 기대해서이다.


내 소개를 하자면

나는 50대의, 세대나 성이 다른 분들의 관점에서는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떨어질 수 있는 평범한 한국 남자로, 지방의 부유하지 않은 가정의 큰 아들로 태어났다. 힘들게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집에서 벗어나고자 굳이 학력고사 성적에 맞추어 집을 떠날 수 있는 대학에 진학했고, 졸업하고는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해외여행조차 힘들었던 그 당시 더 멀리 떠날 수 있는 해외에 대한 동경으로 해외부서를 지원해서 싱가포르 5년, 홍콩 5년, 이집트 1년, 호주 4년, 카자흐스탄 6개월 그리고 지금은 사우디에서 4년, 약 20년 가까운 해외현장/주재원 생활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시절에 RJ와 결혼을 했고 지금은 대학생인 딸아이 P를 홍콩 주재 생활 중에 낳았고 둘째인 고등학생 아들 J는 한국에서 태어났다. 현재 P는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고, 나와 RJ 그리고 J는 사우디에서 같이 살고 있다.


내 글들의 주제는 크게 3가지이다.

첫째는 우리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있었던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다. 부모들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힘들었지만 행복했고 마음 상했지만 보람 있었던 아이들과 벌어지는 일상들을 적어볼까 한다.

둘째는 나와 가족의 해외생활에 대한 이야기다. 나의 20년 가까운 해외 주재 생활에서 겪었던 일들을 가족생활 중심으로 풀어볼까 한다.

마지막은 아직 공개여부를 결정하지 못해서 공란으로 남겨두어야 겠다.


글을 공개하기 전에 RJ와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첫째 질문은 “어빠(오빠와 아빠의 합성어)가 이 글들을 공개하면 너네가 보기에 읽는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 것 같아?”였고

이에 대해 RJ는 격려를 아이들은 아빠가 까일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해주었다.

둘째 질문인 “어빠 글에는 너네들 사진과 동영상이 들어갈 텐데 괜찮겠어?”에는

RJ는 자기 사진의 공개만 반대하고 애들 사진에는 무관심을 그리고 아이들은 일단 현재의 모습을 알아내기 힘든 어릴 적 사진 공개에는 특별한 반대가 없었다.

최종적으로 내 글을 공개하기 전에 우리 가족들의 검열과 사전 합의를 거치는 조건으로 동의를 받았다.


내 글들이 이렇게 읽혀지면 좋겠다.

내 글들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다. 읽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나름 객관적이고자 노력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하다.

또한, 글의 소재가 발생한 시점이 대부분 지금으로부터 15~25년 전의 이야기들이니 현재의 생각 및 상식과는 차이가 있음을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내 글들이 읽는 분들이 “이랬었어야지” 또는 “저랬었어야지”라는 판단보다는 “그랬었을 수도 있었겠다”라는 관점에서 읽혀지기를 바란다.

아무래도 비판과 비난에는 약하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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