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대학생이 되어버린
딸(P)은 1998년에 태어나서 지금은 대학 2학년이 되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대학 4학년이 되어서 내년부터는 그동안 무이자로 융자해주었던 육아비용의 회수에 들어가야 했으나, 지 멋대로 결정한 반수와 워킹홀리데이로 융자금 반환을 2년간이나 유예해버렸다.
어렸을 때는 나를 너무나 잘 따라서 자발적으로 엄마 라인이 아니라 내 라인을 선택해주었고, 나도 이에 즐겁게 성실히 보답했다. 하지만 계속될 것만 같았던 이런 밀월관계는 서서히 파토가 나기 시작했다. 중학생이 되어 2PM과 인피니트 오빠들 라인으로 갈아타면서부터이다. 응칠(응답하라 1997)에서 성동일과 정은지의 싸우는 장면이 현실에서도 벌어졌었다.
대학생인 지금도 여전히 인피니트의 빠가 되어 활동 중이다. 최근 성규의 전역일에 계절학기 기말고사로 '고성'까지 가지 못한 한을 풀겠다는 듯 내 생각에는 너무 비싼 전역 콘서트 티켓을 날짜별로 사서는 다녀온 바 있다.
그래도 이제는 엄마 아빠가 말다툼을 하면 중간에 끼어들어 논리에 근거해서 잘잘못을 가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문제에는 P에게 중재를 요청했고, 억울하더라도 그 결정에 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