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입병에 걸렸다. 잇몸에 생긴 하얀 쌀알 같은 입병. 처음 겪어보는 아픔에 마치 사랑니를 뺀 것처럼 양치도 조심스럽게 하고 밥도 조심스럽게 먹고 있다. 움직일 때마다 찌릿-하고 아파오는 고통 때문에 은근히 신경 쓰이고 순간순간 짜증이 확 올라온다.
하지만 입병은 고통의 축에 끼지 못한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느끼는 육체적 고통. 직장에서 받는 정신적 고통. 육아로 몸도 마음도 지친 인내의 고통. 이들에 비하면 입병 따위 뭐가 대수라고.
입병에 걸려서 아프다는 내 말에 갸우뚱하며 입병은 그렇게 아픈 게 아니지 않나? 하고 순수하게 묻는 직장동료의 모습을 기억한다. 그래, 입병은 아픈 것도 아니지. 이런 생각과 동시에 그치만 고통의 무게는 저마다 다른데, 내 고통을 왜 자신이 겪은 고통만으로 판단하지? 하는 반발심 가득한 마음의 소리가 목 끝까지 차올랐다.
정말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비하면 작은 고통일 수 있지만, 내가 느끼는 고통이 나에겐 가장 큰 아픔이다. 아프다고 찡찡거리고 싶은데, 너무 작은 고통으로 치부돼 어디에 말도 못 하고, 나 홀로 끙끙거리며 약과 함께 낫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나처럼 비교적 작은 고통으로, 위로받고 싶지만 어디서도 공감받지 못하고 있다면, 익명의 힘을 빌려 나와 함께 아프다고 소리쳐 말해보자. 엄살이란 엄살은 다 부려보자. 내 아픔의 크기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니 말이다.
아프다 아파 진짜 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