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 3색, 같은 소재 달리 보기
다섯 번째 소재
신 발
글, 사진 / 삼
요새 길을 걷다가 발을 내려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신발끈이 풀려있다.
분명 잘 묶었는데 말이다.
다시 한번 매듭짓고, 또 매듭지어서
리본을 쫌쫌이 묶어두고 발걸음을 옮기면
몇발자국 못가서 이번엔 다른 쪽 신발끈이 풀린다.
신발끈이 풀리면,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게 하려고,
나를 만나려고 오는 중이라고,
그런 이야기가 생각나서 주변을 돌아보면
내게로 오는 것은
내 옆의 이차선 도로를 지나가는 자동차들 뿐이라서,
나는 길 한 쪽으로 비껴가서
다시 한 번 신발끈을 동여맨다.
나를 기다리게 하는게 아니라면,
나를 만나러 오는게 아니라면,
내가 너를 기다리게 할 수 있다면,
만나러 갈 수 있다면.
쑥뽕삼의 <같은 시선, 다른 생각>은
서른을 맞이한 동갑내기 친구 3인의
같은 소재, 다르게 보기 활동을 사진, 그림, 글로 표현한 공동작품모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