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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소재
습작
글 / 쑥
# 20세
글 쓰는 05학번.
교수님이 내주신 과제에 대한 소화 능력.
'내게 보낸 메일함'을 보면서
도대체 학교를 뭔 정신으로
학교를 다닌건지 궁금해졌다.
#21세
시 발표다.
시발 표가 아니다.
#22세
졸업 1년 남았다.
'대충 정신' 으로 버틴다.
과제는 잘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다.
그저 한다는 게 중요할 뿐.
#23세
졸업 ㅊㅋ
#24세
방황
#25세
방송작가 됐다
학생 / 사회인
그 벽이 보인다.
'내게 보내는 메일'이지만
마치 '남에게 보내는 메일'같이 보인다.
군기가 바짝 든 제목만 봐도 느껴진다.
입금 전 후가.
#27세
방송국 단기 파업
놀고 싶어서 상경
그리고 다시 복귀
3주간 고민 끝에 무작정 서울행
내 인생의 27과 29사이에는
어마어마한 고생의 길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방황하는 선배를
묵묵히 응원해주던 후배 덕분에,
원고 교정일을 하면서
계속
'내게 보낸 메일함'을 채워 갔다.
#29세 새로운 출발
다시 취업했다.
일하면서 자격증도 취득했다.
돈도 벌고, 저금도 했다.
나름 괜찮은
서울러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30세
하지만 현실은
집 회사 무한반복.
계속 일한다.
나는야 서울의 노동자.
그러다가 친구들을 꼬셨다.
우리 브런치에서 같이 글 쓰자고.
외숙은 쑥
미리의 미리뽕
슬기는 슬삼
우리는 쑥뽕삼으로 다시 태어났다.
#30.7세
우리 어느덧 스물 한 편의 글을 썼다.
#?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우리는 하루 일과를 마칠 무렵,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이렇게 쓰고 있다.
불분명한 것 사이에서
단 하나 확실한 것은,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우리는 쓰고 있다는 것이다.
습작기 (習作期)
본격적인 작가나 화가가 되기 이전에
시, 소설, 그림 따위를 연습 삼아 짓거나
그리면서 실력을 쌓아 가는 시기나 기간.
길고 긴 습작기를 거쳐
다시 습작을 한다.
왜 이번에는
'결혼 이야기'가 빠졌는지
사람들이 묻는다.
예비신랑 출장갔다.
그것도 2박 3일.
자유다.
쑥뽕삼의 <같은 시선, 다른 생각>은
서른을 맞이한 동갑내기 친구 3인의
같은 소재, 다르게 보기 활동을 사진, 그림, 글로 표현한 공동작품모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