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첫 독서챌린지
이것은 아마도 내가 쓴 글 중에 가장 따끈한 글일 것이다. 더구나 카페가 아닌 내 방에서 아픈 허리를 곧추 세우고 쓰는 글이니 귀하다.
안타깝게도 어제 접영 팔동작을 심하게, 요령 없이, 무식하게 했더니 허리와 갈비뼈 근처 근육이 몹시 아프다. 3월엔 결석할 날이 많으니 빨리 배워야겠다는 과욕이 부른 부상이었다. 부득이 오늘은 자발적으로 수영 수업에 나가지 않았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100% 출석을 지향하는 내게 오점이 생긴 셈이다. 그래도 하룻밤 지나고 나니 옆구리 통증은 좀 가셨다. 하지만 허리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수영 친구에게 오늘 연습은 어떻게 했는지 카톡으로 물었더니, 여느 때보다 접영 연습을 꽤 많이 했단다. 큰일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접영 동작을 어떻게 따라갈지….
이제 본론으로. 지금 막 브런치 독서챌린지 경품이 도착했다. 당첨 운이 없는 내가 천 명 중에 뽑힌 것도 기쁘고, 이미 읽은 책이라 동생에게 선물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지역책방 스페셜 에디션이니 희귀템인 셈이다.
시작은 손가락에서 시작됐다. 사실 참여할 생각이 없었다. 라이브 영상을 언뜻 보니 실시간으로 책 읽는 걸 보여주는 것 같은데? 그럼 안 하지. 이랬는데 우연히, 브런치 독서챌리지 이벤트가 끝난 줄 알고 그냥 ‘참여하기’ 버튼을 누른 것이다. 낙장불입, 취소불가. 내가 날짜를 착각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한 달간의 독서챌린지에 참여하게 된다.
어설프게 시작했지만 챌린지 아닌가. 재깍재깍 타이머가 작동하는 듯한 긴장감 속에서 책을 읽는다. 처음엔 자주 멈췄지만 이게 은근 기록에 신경 쓰게 된다. 매일 더 많이 읽으려고 노력했다. 그리하여 1월 한 달간 총 7권의 책을 읽었다. 아마도 최근 내 기록이 아닐까 싶다. 보통 한 달에 서너 권의 책을 읽는데 은근한 강제력이 책을 더 많이 붙들게 했다. 그동안 더 읽을 수 있는 거였구나, 만날 글이 맘에 안 든다고 투덜대지 말고 책을 더 읽었어야 하는 거구나. 자연스레 나를 돌아보게 해 줬다.
본의 아니게 내가 매일 올리는 독서인증 때문에 불필요한 알림을 받았던 구독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남들처럼 읽은 책의 짤막한 독후감이나, 밑줄 치고 싶은 문장이라도 남겼으면 좋았을 텐데 그 정도의 여력이 없었던지라 나는 그저 내가 읽은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인증하기에 바빴다. 다음에 다시 2차 챌린지가 있다면 그 알림은 글쓴이가 선택하게 해 줬으면 좋겠다.
내친김에 브런치 글쓰기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 싶다. 첫 번째 글을 올린 게 2022년 7월 7일이니 3년 8개월이 다 되어 간다.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글을 쓰게 되면서 <요즘 뜨는 브런치북>에도 올라 보고, 배지처럼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도 달아봤다. 무모하게 브런치북출판 프로젝트에 도전해 보기도 했고, 비록 출간에 이르진 못했지만 출판사 담당자와 미팅이라는 것도 해봤다. 하지만 그다음부터 못 따라가고 있다.
아직도 도무지 독자와의 약속이라는 ‘연재’를 시작하지 못하겠고, 유료 멤버십 제도도 적응하지 못하겠다. 시류를 타는 주제들을 쓸 자신도 없고, 그럴 만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한동안 다른 플랫폼으로 가야 하나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그리 열심히 쓰는 사람이 아니므로 그저 그동안 하던 대로 매주 한 편씩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올리고 있다. ‘라이킷’ 알림과 Daum 홈페이지 노출에 신경 쓰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조금은 초연해졌다고 할까. 그럼에도 꾸준히 내 글을 읽어주는 소수 정예 작가님들의 의리 덕분에 다음 글을 쓸 에너지를 얻고 있음을 고백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상에서 브런치의 소소한 이벤트가 나름 즐거웠고, 경품을 받아보니 다음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는 게 이 글의 결론이다. 조금 심드렁해져도 꾸준히 브런치 안에서 글을 쓰니 이런 행운이 생겼다는 체험을 길게 얘기했다. 아무튼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