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녀오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by 작은인간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한 지 약 3개월. 발행 글 23편. 구독자 52명. 글 총 누적 조회수 5600여 회

누군가에겐 언급이 민망할 정도로 작은 숫자일지라도 나에게 이 숫자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가치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그저 혼자만의 글 아카이브가 되지는 않을지, 누군가의 비난 혹은 무시를 받지 않을지, 내 글이 의도와 상관없이 어떤 이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막상 시작하고 첫 글을 올리니, 조회수와 좋아요가 점차 쌓이더니 브런치스토리와 다음(Daum) 메인에 글이 소개되기도 했다. 이후 한 개의 글이 더 소개되며 내 걱정을 다독여 주었고 매주 글 쓰는 재미가 늘어났다.


사람들의 관심, 특히 날 모르는 이들에게 내 글이 읽힌다는 게 낯설고도 몽글한 경험이었다. 따뜻한 댓글을 읽으며 새삼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대로 잘할 수 있어 감사했다. 그리고 글을 쓸 때마다 꾸준히 찾아오셔서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 덕에 매주 책임감을 가지고 글을 쓸 수 있었다. 브런치북 연재 요일 마감을 못 맞춘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말이다. 원래 난 그렇게 꾸준하거나 성실한 사람이 아닌데도 브런치를 시작하고서 글을 쓰는 일만큼은 돌쇠처럼 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에게 글쓰기는 그저 혼자만의 감정 해소용으로, 때로는 누군가를 저격할 심산으로 칼을 지닌 채 날카롭게 찔러대는 것에 훨씬 더 많이 사용되었다. 물론 글이 나에게 치유제가 되어주고 내 sns를 통해 나의 이웃들과 마음을 나누기에 좋은 매개체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글을 썼지만 글을 씀으로 성장하는 기분을 느껴보는 경험은 이번에 더 깊고 진하게 다가왔다.


이 자리를 빌려, 제 브런치스토리에 찾아와 주시고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이제는 두 권의 브런치북 연재를 잠시 쉬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 어느 순간 별다른 기대 없이 관성적으로 글을 쓰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초반에 받았던 분에 넘치는 관심은 곧 나에게 독이 되었음을 느꼈다. 그래서 기대하고 실망하기를 반복하다가 최근에 올린 글들이 별 주목을 받지 못해 낙담한 적도 사실이다. 나란 인간은 이런 사람이다. 당최 순수하질 않아서 글쓰기라는 행위에서 얻는 유익 이외의 것들을 탐한다. 쉬면서 이런 내 마음을 탐구하고 새로운 글들을 펴내고자 1~2주의 휴식기를 가지려 한다.


이 시기동안 새로운 브런치북도 발간할 준비를 하고 몇 가지의 글감들을 정리해 놓으려 한다. 이 휴식기가 의미 있는 북마크가 되길 바라본다. 앞으로 글을 쓸 때에도 지친 마음이 들면 다시 들춰보는 메모가 되길 바라며 이 글을 쓴다. 글을 정말 잘 쓰고 싶다. 인정 욕구를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나의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고 내가 원래 바랬던 위로의 글을 진짜 잘 쓰고 싶다. 그래서 난 간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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