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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틀루이스 Jan 07. 2021

엉뚱할 줄 아는 용기

우리는 평범하지 않을 필요가 좀, 아니, 많이 있습니다. 

있으실 겁니다. 

이런 경험 있으신 가요? 여러분의 말, 또는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상하게 비쳐졌을까봐 걱정했던 경험 말입니다. 아니면 앞선 걱정 때문에 아무런 말도, 행동도 못하고 삐쭉 거리며 긴장했던 경험은 없으셨나요? 저는 말입니다. 그런 경험 정말 많았습니다. 


내가 타인에게 이상한 사람으로 비쳐지기 않기 위해 얼마나 신경 썼는지 모릅니다. 잘 보이고 싶은 사람에게 말을 실수했다는 고민으로 밤을 지새운 적도 있습니다. 또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많았던 모임에서 괜찮은 이미지를 보이지 못한 것 같아 아니, 병맛 같은 이미지를 보였다는 생각에 모임을 더 이상 나가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했었습니다.(실제로 그런 걱정 때문에 잠수를 탔던 모임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 일들을 돌이켜보면서, 그리고 당시의 제 말과 행동을 듣고 보았던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며 제가 그렇게까지 심하게 실수했던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저를 ‘병맛’ 취급했던 것이 아닌, 단지 ‘저 사람은 저런 캐릭터구나’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러니까, 문제는 제 행동이 아니라 제 머릿속에 있던 것이었습니다.   



미디어는 은연중에 완벽주의를 내재시킨다.

요즘 매체는 대인관계에 있어 바람직한 정서를 지니는 것에 오히려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뉴스, 드라마, 연예&개그 프로그램, 다큐, 인터넷방송, SNS 등등.. 의 미디어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알 수 있지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미디어에서는 너무 이상적이어서 천사 같은 사람, 또는 악마와 견주어도 무방할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 평소에는 잘 하지 못할 선행을 여러 사람에게 베푸는 사람, 공감대를 자극하며 웃음을 유발하는 사람, 제정신이면 하지 못할 행동을 하며 웃음을 주는 사람, 적절한 말솜씨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사람 등등, 어느 분야든 극에 치달아 정점에 닿아 있는 사람들, 또는 그러한 컨텐츠들을 아주 쉽게 접할 수 있지요. 

(심지어 최근에는 일반 사람들의 SNS를 보더라도, 그들의 일상, 언어, 외모까지 모두 완벽할 정도로 특출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위와 같은 미디어를 접하며 사람의 말과 행동, 성격에 대한 기준을 알게 모르게 만들어오고 있었습니다.(어쩌면 그 때문에 사람을 보는 눈이 더 협소해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미디어에서 보았던 사람들의 모습에 영향을 받은 평가기준은, 내가 특정 사람을 생각할 때의  이미지, 내가 타인에게 어떠하게 보이길 바라는 갈망의 높낮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지요. 


앞서 말씀드렸듯, 우리가 접하는 미디어에는 대부분 천사 또는 악마만 등장합니다.(미디어의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천사도 악마도 아닌 우리는 천사가 되기 위해, 혹은 악마가 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원래 모습이 아닌 모습을 나타내 보이려 하고, 또 자신이 원래 하던 말과 행동을 혹여나 타인에게 악마로 비쳐질까봐 감추기도 하지요.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을 대할 때 막대한 스트레스에 마주하게 됩니다. 있지도 않은 감정을 만들어야 하고, 튀어나오는 감정을 내리 눌러야 하니까요.

     


이때 필요한 건 용기

사람들에게 특이한 사람으로 낙인찍혀도 인생 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남들에게 특이하게 보이더라도 그것에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집중한 사람이 큰 종적을 남긴 것을 역사는 반증하고 있지 않나요?(큰 종적을 남기라는 뜻으로 이 말씀을 드린 게 아닙니다. 작은 종적이면 어떻습니까? 하루하루의 일과 가운데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나의 진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은 정말 자유롭고 행복한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글의 서두에서 말씀드린바, 내가 아무리 스스로 자신을 ‘병맛’으로 생각해도, 사람들은 저를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다시 말해, 병맛으로 보여도 괜찮습니다. 어색해도 괜찮고 미숙해도 괜찮으니 얼마든 이야기 하고 얼마든 행동하십시오. 우리는 좀 엉뚱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미디어에서 보았던 완벽해 보이는 사람들과는 반대로, 제발 좀 부족해보일 필요가 있단 말이지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루는 문화 속의 행동, 말, 생각, 감정들은 미디어와는 다르게 여러분의 현실과 직접 맞닿아 무한이 지속되고 있으니까요. 그 시간 가운데 완벽함을 유지한다면 그게 로봇이지 사람이겠습니까? 

 


매력 있는 사람

두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옷도 잘 입고, 말도 차분히 잘 하며, 예의도 바르고 누구에게나 변함없이 친절합니다.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걸핏하면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말할 때 눈썹을 찌푸리며 가끔 자기 맘에 들지 않는 일이 있으면 짜증을 냅니다. 


첫 번째 유형은 분명 사회생활을 하기에 좋은 캐릭터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도 많을 것이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기에도 유리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미안하게도, 제 글은 사회적으로 성공하라고 쓰는 글이 아닙니다. 성격이 유별나서 모두에게 예의바르고 친절하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을 위한 글이지요.      


두 번째 유형의 여러분, 여러분은 첫 번째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독특함’이 있습니다. 그것을 개성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매력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말하고,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행위만 하고 산다면 거기에 어떤 ‘인간미’가 있겠습니까? 부족한 우리들은 천장에 매달리기위해 강박적일 필요도, 바닥을 두드리지 않기 위해 억압적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여러분의 특이한 모습 하나하나를 자유롭게 보여주며 살면 됩니다. 그래봅시다. 우리. 




메인이미지 - Pixabay로부터 입수된 愚木混株 Cdd20님의 이미지 입니다. 

그림1 - Pixabay로부터 입수된 愚木混株 Cdd20님의 이미지 입니다. 

그림2 - Pixabay로부터 입수된 愚木混株 Cdd20님의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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