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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틀루이스 Jul 17. 2021

라트레이아

감독이 라트레이아에서 촬영했을 당시에는

배우의 연기와 연출에 몰입했을 뿐이지

라트레이아를 향한 동경을 일으킬 목적 같은 것은

애초부터 없었다.


영화가 흥행하게 되면서

감독과 배우는 물론

영화의 주요장면이 연출된

라트레이아까지 유명해지고 말았다.


그렇게 세계 수많은 언론사에서

라트레이아를 촬영했고

라트레이아에 얽힌 이야기를 밝혀냈으며

그 영상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방송을 본 사람들 대부분

소원이 하나씩 생겼는데

평생 라트레이아에 한 번 가보는 것이

그것이었다.


온 세계 사람들이

라트레이아로 몰려들기 시작했고

그들이 기념할 수 있고 기억을 남길 수 있도록

라트레이아에는 상점들과 조형물이 늘어만 갔다.


라트레이아는 발 디딜 틈이 부족할 정도였고

이제는 언론에서 다루지 않더라도

그곳에 다녀온 사람들의 사진과 영상은

다녀오지 못한 사람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라트레이아에 대한 이야기는

영상과 사진과 이야기로 끝없이 흘러넘쳤고

새로 다녀온 사람들은 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그곳을 향한 동경과 낭만은 그자체로 동경과 낭만을 낳았다.


이제는 라트레이아의 크기보다

라트레이아를 향한 동경과 낭만이 수십억 배가 커져

그곳에 다녀온 사람이 사실 별거 없다 말해도

사람들의 동경은 사그라들 줄 모른다.


더군다나 동경에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 또한

라트레이아를 사모하는 여론에 반해

자기 진심을 꺼내기를 두려워하며


라트레이아는 인생을 걸 만한 가치가 없다고

감히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곳은 썩 괜찮은 곳이라고

평생 한 번은 가야 한다며, 자신과 모두를 기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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