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털어놓기로 하자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눈물 몇 줄기 흘리고 나면
마음이 가벼워질 때가 있다.
그런데 마음이 더욱 무거워져서
몇날 며칠 불편함이 지속될 때도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런데 나이듦이 또 하나의 발견을 주었다.
갑자기 명확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해결이 목적이 아닌
내 고민과 슬픔을 그냥 토해내 버리고
상대방도 들어주기만 해도 되는 상황이면
가벼운 마음으로 대화를 마무리할 수 있다.
그런데 간혹 내 힘듦을 해결해 달라고 외칠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짐을 지어준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한 것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조직 변경, 환경 변화, 구성원들과의 갈등 등으로
심신이 힘들 때,
아이를 키우면서 부딪히는 어려움들을 만났을 때
가끔 남편에게 힘듦을 주저리주저리 얘기할 때가 있었다.
해결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들어달라는 마음이었는데,
남편은 무언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여러 이야기를 해 주었다.
상대방에게 해결의 짐을 얹어주기만 하고
내 마음은 그다지 가벼워지지 않았음을 경험했다.
어차피 내가 해결해야 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살다보면 여러 힘든 시간들을 만나게 된다.
내 힘듦을 너무 숨겨두지 말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들어줄 수 있는 대상을 만들어
가끔은 털어놓기로 하자.
꼭 사람이 아니어도 되지 않을까?
거울 속의 나에게,
노트 한 페이지에
나의 힘듦을 외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