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랜만에 겨울 산을 오른다.
몇 걸음 올라가니 숨이 턱까지 찬다.
마스크 때문이라고 하고 싶은데,
내 옆으로 휙휙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한낱 변명이겠구나 싶다.
가장 낮은 코스를 골랐는데
중간에 포기하는 건 아닌 듯 해서
힘을 내 오른다.
세찬 바람이 불고 손이 끊어질 듯 시리다.
몇 번의 쉼이 있었지만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고
멋진 풍경을 선물로 받을 수 있었다.
한발한발 내딛다 보면
결국 도착지에 서 있을 수 있다는 진리를
또 한번 깨닫는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오르자.
뒤돌아 내려오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대견한 일이지.
생각한 만큼 정상이 높지 않을 지도 몰라.
그래도 괜찮아.
충분히 정상의 기쁨과 뿌듯함을
느끼게 될 거야.
살아보니 이제 알겠어.
힘들게 올라야 하지만
숨을 고를 작은 정상들을
가끔 만날 수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