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색연필로 줄을 긋는다.
책을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은 부분에 밑줄을 긋고,
일기장에 써 놓은 내용 중에도
색연필로 줄을 긋거나 색칠을 하곤 한다.
매일 다른 색으로 줄을 긋거나 색칠을 하다보면
글이 더 돋보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색연필을 칼로 깎는다.
부지런히 쓰다보니 심이 거의 보이지 않는데도,
귀찮아서 조금 남은 끝부분을 사용하고 있었다.
색연필을 깎고 있으니
문득 어릴 적 몽당연필을 볼펜대에 꽂아쓰던 때가 생각난다.
참 아끼며 살았는데...
훨씬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에는
거의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었다.
아마 요즘 아이들에게 얘기하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을 지도 모르겠다.
아예 연필을 잘 사용하지도 않는다.
심만 넣으면 편안하게 쓸 수 있는 샤프가 있으니까.
가끔씩 추억이 떠오르는 물건이나 장면들을 만나게 된다.
불편했지만 따뜻했던 그런 것들.
오늘은 색연필을 모두 깍아두려고 한다.
사소한 건데도 괜히 마음이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