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행복을 쫓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작은 기쁨들을 자주 바라볼 수만 있다면

by 작은우주인 김은주

낮 시간의 기온이 많이 올라가서

요즘은 오전 산책이 가장 상쾌하다.

숲의 벚꽃은 많이 떨어졌지만

연두빛 나무들이 멋지게 자리잡고 있고,

분수의 물과 작은 폭포수 소리까지,

눈과 귀가 다 기분좋은 시간이다.


노란색 옷을 입고 줄을 서 있는 유치원생들에게

70~80대로 보이는 할머니 두 분이 질문을 한다.

"몇 살이니?"

"6살이요. 유치원에서 소풍 왔어요."

할머니들은 귀엽다고 연신 말씀하시면서

환하게 웃으신다.


숲 모퉁이에 있는 운동기구에서는

마주보며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

노부부가 보인다.

오랜 시간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함께 겪으면서 쌓인 서로에 대한 정이

듬뿍 느껴져 미소가 절로 나온다.


조금 걷다보니 넓은 잔디밭 가운데 서 있는

까치가 열심히 무언가를 먹고 있다.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는 순간,

날개짓을 하며 하늘로 오른다.

평온한 식사 시간을 방해한 것 같아 미안하다.

까치를 본 것만으로도 오늘은 기분좋은 일 한 가지는 있을 것 같은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잠시 벤치에 앉아 잔뜩 봄을 느끼다 보니,

산다는 걸 너무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의 어느 시간, 이렇게 잠시 좋은 풍경을 볼 수 있으면 되는 거지.


문득, 경향신문 선임기자였던 유인경 님의 말이 생각난다.

"행복이란 꽃을 모아서 꽃다발을 만드는 것이고,

기쁨이란 그저 꽃을 바라보는 것"


너무 행복을 쫓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저 주위에 보이는 작은 기쁨들을

자주 바라볼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유인경(기쁨).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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