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일 씀
교과서를 잠시 옆으로 치워놓고 농땡이를 부리는 중이다. 물론 글쓰기지만, 시험 기간에는 글쓰기도 일종의 농땡이에 포함되니까. 하지만 어쩔 수 없다. 하루에 한 줄이라도 글을 써야 한다. 나 스스로에게 그렇게 약속했으니까. 시험은 중요하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한 이 약속도 중요하다. 그래서 지키고 있다. 그렇지만 공부보다 우선시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학생이니까.
다른 아이들이 시험 기간에 무척 긴장하는 반면에, 나는 긴장의 끈을 놓다시피 한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항상 그 '끈'을 놓치고 농땡이를 부려서 시험을 망치곤 했다. 그건 이번 시험도 마찬가지였다. 평소에 잘 안 읽던 책도 어찌나 재밌고 흥미진진하던지. 티비에선 또 왜 그리 재밌는 프로그램들만 방영하는지. 시험 기간의 집은 농땡이 치기 딱 좋은 것들로 가득 차있다.
사실 내 농땡이가 온전히 물건들의 탓은 아니다. 아니, 물것 탓이 아니라 온전히 내 탓이다. 내 부족한 의지와 끈기가 공부가 아닌 다른 것들을 하게 만든다. 이러면서 꿈이 어떻다 노력이 어떻다 하는 자신이 싫다. '퇴고를 해야지' 하면서 퇴고를 하지 않는 자신이 싫다. 내겐 정말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걸까? 아직 나는 공부를 미친 듯이 해본 적이 없다. 역사 공부나 독서, 게임 등 내가 좋아하는 건 미친 듯이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가장 어려워 하고 싫어하는 과학과 수학 등의 과목들은 언제나 힘들었다. 지금도 힘들다. 이 것들을 3년 내내 극복 못한 걸 보면 의지 부족에 노력 부족인 건 맞는 것 같다. 미래의 나를 위해, 그리고 현재의 나를 위해서 항상 성찰하고 반성하고 노력해도 모자랄 판에. 나는 생각에만 빠져있고 말로만 노력 어쩌고, 꿈 어쩌고 운운한다.
이젠 생각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내 생각들을 실천으로 옮겨야만 한다. 아니, 옮기자. '~해야 한다'로는 안 된다. '하자'. '해보자'. 항상 생각으로만 해본 것들. 운동, 공부, 퇴고. 제발 좀 하자.
오늘 시험을 망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내일 시험은 공부한 만큼만이라도 성적이 나와주었으면 싶습니다. 이런 글을 써놓고도 공부가 잘 안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아아, 정신 차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