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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은 숲

전봇대 하나 구름 여럿

by 기기

어제였나 그제였나

기억나지 않는 그런 하루


엄마가 시키신 심부름

귀찮았지만 어쩔 수 없이

툴툴거리며 다녀왔다.


우리 집을 향해 걸어오는 길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


그리고 보았다.

전봇대 하나 구름 여럿


전봇대 하나 서 있을 뿐인데

구름 몇 조각 떠다닐 뿐인데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왜 그랬느냐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겠다.


전봇대 하나와

하늘 위에 떠다니던

그 하얀 조각들이 너무나 예뻤으니까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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