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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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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기 Sep 07. 2016

지하철에서 읽은 시

'별이 밤을 삼켰다.'

별이 밤을 삼켰다.

별이 밤을 삼켰다.

그러자,

온 도시가 환해진다.


발길을 내딛는

모든 길이 눈부시다.

눈을 뗄 수 없을만큼

별빛이 반짝인다.


가는 발걸음마다

별빛이 쏟아진다.

무겁던 걸음, 걸음이

이제는 가볍기만 하다.


 별이 밤을 삼켰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별에 관한 좋은 시가 있어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서울에 살면서 단 한번도 하늘의 별들이 밤을 삼킨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도시의 별들이 밤을 삼키는 모습은 수도 없이 봐왔습니다. 전구 하나, 네온 사인 하나가 모여 만든 별은 도시를 환하게 비춥니다. 하지만 도시의 별이 만드는 빛은 인위적입니다.  따뜻함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너무 밝아서 눈이 부십니다. 아름다움을 느낄 새도 없이 눈을 가리게 됩니다.


 반면에 하늘 위 별들은 밝으면 밝을수록 더 아름다워집니다. 일전에 한 시골 동네에서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이 시를 읽으니 그 광경이 떠올라서 정말 좋았습니다. 말 그대로 별이 밤을 삼킨 날이었죠. 아름다웠습니다. 너무 아름다워서 하늘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오래동안 고개를 들어서 목이 아플 지경이 되어서야 저는 별 보기를 그만뒀습니다. 그런 밤을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어지네요. 언젠가는 도시에서도, 별이 밤을 삼키는 광경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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