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대해서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걸까? 학교 의자에 앉아 이해하지도 못하는 수업을 듣고 있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망상을 하거나 잠을 잔다. 혹은 수업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수업에 집중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온갖 수식들. 온갖 기호들. 온갖 문자들. 모두 의미가 없어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내게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배우는 걸까? 나는 답을 알고 있다. 시험을 위해서다. 대학을 위해서다. 결국 고등학교의 모든 것은 대학을 위한 준비에 불과하다. 나의 삶에 대한 생각을 해볼 겨를이라곤 없다고 봐도 좋다. 우리에겐 일말의 여지조차 없다. 우린 그저 앉아있다.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 아이들이 장난을 치거나 떠들면 크게 혼난다. 우리 반에는 다양한 아이들이 있다.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아예 관심이 없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 친구들은 왜 학교에 있어야 하나? 다른 길을 찾게 도와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왜 우리는 대학에 가야 할까? 이 질문의 답은 '취업'이 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학교에 앉아서 8시간 동안 수업을 듣고 4시간 동안 야자를 하는 것은 취업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떤 직업이든 간에 일단 취업이 목표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도대체 어쩌다가?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는 건 대학에 가기 위해서라고 선생님들은 말씀하신다. 우리에게 대학은 꼭 가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정말 가기 힘든 곳이다. 과연 누가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겠는가? 애초에 자신이 하고 싶은 게 뭔지도 아직 잘 모르는 아이들한테 무작정 공부를 시키면 그게 잘 될까? 나는 궁금한 게 많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이 우리 곁엔 수두룩하다. 선생님은 왜 아이들을 때리는 걸까? 왜 성적으로 우리들을 차별하는 걸까? 왜? 학생들에 대한 배려와 사랑과 관심, 교사라면 누구나 가져야 하지 않을까? 우리 선생님들은 그런 것 없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만 같다. 우리에게 지식을 가르치지 말고 지혜를 가르쳐 주면 좋겠다. 그런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다. 정말로 그러고 싶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면 슬퍼진다.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 그래서 이런 생각들을 최대한 자제하려 한다. 그래도, 그래도 가끔은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어쩔 수가 없다. 상처받는 나, 상처받는 내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어쩔 수 없다.
화가 나서 단숨에 적게 되었습니다. 요즘 제가 너무 불성실한 게... 52주 즉흥 글쓰기 훈련은 이제 4주는 밀린 것 같네요. 그렇지만 글을 쓰려 할 때마다 다른 핑계들이 떠오릅니다. 꾸준히 쓰는 게 이렇게 힘들지는 몰랐네요. 하지만 꼭 끝까지 써보이고 말겠습니다. 꼭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