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 속 부산함이 가득한 곳
지난 3주 중 13일 정도를 병원에서 보냈습니다. 학교를 여러번 빠졌고, 야자도 아예 안했습니다. 왜냐구요? 기흉이라는 병에 걸렸었기 때문입니다. 기흉은 폐에 구멍이 생긴 것을 말합니다. 원인은 불명이죠. 그저 자연적으로 생기고, 주로 마른 사람에게 잘 생긴다는 것만 압니다. 저는 아주 마른 편에 속하고요. 처음엔 오른쪽 폐에 생겼고, 수술을 했습니다. 그 다음엔 왼쪽 폐, 역시 수술을 했었죠. 그리고 병원에 다시 갔을 때 오른쪽에 또다시 기흉이 생긴 걸 알게 돼 입원을 했습니다. 다행히 이번엔 수술 없이 잘 퇴원하게 됐어요.
병원에 있는동안 글을 쓰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소설을 더 쓰고 싶었고, 시를 더 쓰고 싶었고, 그냥 글을 마구마구 쓰고 싶었습니다. 오늘 퇴원을 하게 되었는데, 이제 글을 마음대로 쓸 생각을 하니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병원의 풍경은 거의 언제나 비슷합니다. 링거를 꽂고 천천히 걸어다니는 환자들, 간호사들에게 불만을 표하는 보호자들, 환자들을 간병하는 간병인들, 잠도 자지 않고 분주히 일하는 간호사들. 그리고 옆구리를 움켜쥐고 신음소리를 내며 천천히 걷는 저. 딱히 다를 것도 없지요. 병원에 있는동안 옥외휴게실도 가보고 밖으로도 조금은 나가봤습니다만, 너무 칙칙하고 텁텁하고 갑갑하더군요. 어서 퇴원해서 산을 오르고 바람을 맞고 달빛을 맞고 구름사이 태양을 보고 싶어지더라구요.
친구 몇명이 병문안을 왔었고, 담임 선생님과 부모님의 지인 분들도 병문안을 왔었습니다. 추석 연휴에 겹쳐서 입원을 했었어서 아주 짜증났죠. 어휴... 5일 황금연휴를 병원에서 보낸 게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하아...
그래도 이제는! 병원 밖을 나갈 수 있습니다. 건강하게 나가서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싶어요.
고요함 속 부산함이 가득한 이곳, 병원에서 눈을 뜬지 얼마 안돼 끄적여본 글입니다. 꽤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올리네요... 더 자주 글을 써서 더 많은 글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