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올린 글 중에 꿈에 대해 쓴 글이 있다. 무려 3년 전 고등학교 1학년 17살일 때 쓴 글이다. 그 글을 읽어보면 내가 그때 어떤 마음가짐과 꿈을 가지고 하루를 보냈는지 알 수 있다. 병원을 다니며 아프단 핑계로 공부를 하지 않았고 글과 게임에 푹 빠졌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죽을 만큼 노력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글을 쓰려고는 했다. 그 감정을 떠올리니 무척 그리워졌다. 세상과 나에 대해 지금보다도 더 아는 게 없었고 그래서 더 바보 같았고 더 무모했던 생각과 행동들. 꿈이 지금보다, 이상이 현실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시절. 벌써부터 왜 이런 걸 그리워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제 내가 글을 읽고 쓰는 이유는 아름다움인 것 같다. 정확히는 글을 쓰는 사람들과 글 속의 사람들의 아름다움, 즉 사람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람은 아름답다는 게 내 생각이다. 어떤 별도 아름다운 사람의 빛에 견줄 수 없다.
왜 나의 꿈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윗 문단과 같은 글을 썼는지 이해가 안 된다. 제대로 글을 쓴 지 정말 오래되긴 했지만 또 이렇게 마구 문맥을 벗어날 줄은 몰랐다. 본론으로 돌아가자. 17살의 나는 14살의 내가 그랬듯 나의 꿈이 절대로 영원할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짜잔! 절대라는 것은 없군요. 마음 깊은 곳엔 여전히 내 이름으로 책을 내고 싶다는 욕망이 있지만 이제 그건 한낱 소망에 지나지 않는다.
잠을 잘 때 머릿속을 휘젓는 이미지만이 내게 남은 꿈이다. 그것마저도 일어난 지 얼마 안 돼 새벽안개 마냥 사라진다. 진정 내가 꿈꾸고 싶어 하는 것이 뭔지를 모르겠다. 저번에 쓴 것처럼꿈을 꾸는 법을 잊어버린 것 같다. 지금보단 순수했던 과거의 꿈은 오직 그 시간에 머물러 있다.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며 가끔 뒤를 돌아볼 때마다 아련한 빛을 내고 있다. 거창 하디 거창했고 허황되기 그지없던 꿈이지만서도 그 순수함만큼은 빛을 낸다.
고등학생 땐 잘만 읽던 동화책과 만화책들에도 이젠 손이 가지 않는다. 과거의 나를 감동으로 채워주던 것들을 찾지 않게 됐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았는데, 꿈을 과거에 두고 왔기 때문인 것 같다. 오늘과 내일을 꽉 채워주던 꿈을 어제에 남겨두고 왔기 때문에, 더 이상 내일이 기대 되질 않는다. 분명 행복한데 행복하지 않다. 새로이 내 마음을 채워주고 희망을 부풀어 오르게 할 꿈은 어디에 있는 걸까? 나의 꿈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