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동사 : 존재하거나 진행하거나

영어 문법을 가르치다, 내 삶을 되돌아보다

by 다감


Be 동사는 존재를 말한다. 혹은 진행을 만든다.

I am a student. — 이 문장은 누구나 쉽게 말한다.

하지만 I am studying English now. 부터는 다르다.

수험 공부가 힘든 학생들에게서 “I am study English”라는 문장을 수없이 듣는다.


Be 동사는 ‘~이다’ 또는 ‘~있다’로 쓰인다. 소위 1형식과 2형식의 세계.

“나는 학생이다”라는 말은 쉽다.

I am a student.

그런데 “나는 영어학원 강사다”라는 문장은 내게 무겁게 다가온다.

I am a teacher. I teach English.

하지만 나는 경쟁력 없는 강사라고 느낀다. 입시 영어 덕분에 겨우 먹고살지만, 대단한 사람은 아니다.


어느 날 한 학생이 말했다.

“선생님, 비밀인데요. 저 이번 달까지만 다닐 거예요.

아빠랑 영어 독서를 하기로 했어요. 저 문법 배우기 싫어요.”

그 순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살아있는 영어를 배우고 싶다는 아이에게,

나는 형식을 들이밀며 수업을 권할 수 없었다.


나는 정말 굶어 죽기 딱 좋은 영어 선생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퇴근 후 회계 자격증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회계가 나에게 맞을까?

학생에게도 미안하고, 나를 믿고 채용해 주신 원장님께도 죄송했다.

그래서 이제는 떠날 준비를 하려고 한다.

“Be 동사는 존재를 말한다.

나는 어디에 존재할 수 있을까?

나는 앞으로 어떤 진행형의 삶을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