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이야기

by 다감


> “The more you study, the more you discover your ignorance.”

> 공부를 많이 할수록 자신이 얼마나 무지한지 알게 된다.

> — 노엄 촘스키



스무 살 무렵, 나는 어머니의 권유로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했다.

남들보다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특별한 흥미도 없었다.

그래서 내 고민은 늘 같았다.

*‘이걸로 어떻게 살아갈까?’가 아니라,

‘이걸로 어떻게 졸업할까?’*

졸업 요건을 채우려 들은 영어학개론 수업에서 처음으로 들었다.

**노엄 촘스키**라는 이름을.

원서 교재는 벽처럼 어렵고 수업은 따라가기 벅찼다.

그럼에도 교수님의 한마디는 내 마음을 깊게 흔들었다.


> “언젠가는 뇌의 구조를 밝혀내어

> 언어를 배우는 틀을 찾고,

> 인간의 언어를 번역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마치 전류가 온몸을 스치는 듯한 전율을 느꼈다.

나도 모르게 *‘나도 저런 것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피어올랐다.

그러나 곧, 그것이 나와는 너무 먼 세계라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결국 나는 꿈을 접고, 공무원 문제집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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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해가 흐른 지금, 나는 영어학원 강사로 살아간다.

그 요원하던 미래는 어느 순간 내 곁으로 다가와,

이젠 학생들이 학교 수행평가까지 AI로 하는 시대가 되었다.


가끔 학생들에게 그때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말한다.

“인생을 전기처럼 흔드는 순간이, 언젠가는 찾아올지 모른다.”


어느 날, 한 학생이 내 이야기에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며칠 뒤 조용히 속삭였다.

“선생님, 이번 달까지만 학원 다니고,

저는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 보려고요.”


대견하면서도 묘한 충격이 밀려왔다.

내가 던진 말이, 학생을 교실 밖으로 이끌어내다니.

자승자박이란 말이 어쩌면 이런 경우일까.

그럼에도 나는 끝내, “응원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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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깨달았다.

이제는 나에게도 도망갈 곳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래서 퇴근 후, 나는 다시 문제집을 펼친다.

20년 전의 공무원 책 대신, 세무사 책을 앞에 두고 앉는다.


늦었지만, 다시 한 번

그 전류 같은 떨림을 붙잡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