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먹으면서 영어도 빵빵하게
일단 향기로 먹고 들어간다.
빵집 앞을 지나가면서 심호흡을 통해 들어오는 그 행복감의 향기. 집에서 빵을 구우면 집에서도 느낄 수 있는 거잖아?
그렇게 빵에 또 꽂혔다(뜬금).
사회 초년생일 때도 잠깐 베이킹에 꽂혀서 한 달 동안 열심히 빵과 과자와 피자를 구워대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병이 또 도졌다.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도서관에서 빵 관련 책도 빌려서 보고, 인터넷 영상과 블로그도 찾아서 봤다. 항상 그렇듯, 처음에는 계속 망했다. 이게 빵인지 돌인지 알 수 없는 게 나올 때도 있었다.
가뜩이나 정신없는데 여기에 영어가 또 어디서 냄새를 맡았는지 코를 킁킁거리며 비집고 들어온다.
베이킹 관련 국내 영상과 블로그도 모자라 해외까지 진출해 보기로 한다.
영어로 베이킹 영상을 보고 블로그를 읽으니 영어 듣기와 읽기 연습을 하면서 망한 빵을 구워낼 수 있었다. 학교 영어 수업 시간에도, 대학교 영어 강의 시간에도, 해외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만날 수 없었던 단어들을 만났다. 평소에 별로 쓸모는 없는 베이킹 용어들이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다른 베이킹 영상과 블로그를 보는 게 더 편해진다는 장점이 있었다.
오븐에서 튀어나온 괴상한 생명체들은 대체로 모양이 이상했지만 맛은 점점 나아졌다. '이거 뭐, 먹는 거 맞아?' 싶었던 것들이 '이건 좀 빵 같긴 한데 먹어도 죽지는 않겠지?' 수준으로 발전되었다.
빵에 대해서, 그리고 빵을 굽는 과정에 대해서도 영어로 좀 더 매끄럽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물론 들어주는 사람은 없다).
조금씩 덜 망하는 빵을 굽기 위해 해외 베이킹 영상과 블로그 글을 읽고, 그렇게 소소하게 영어를 줍는다.
이런 걸 두고 윈윈이라고 하는 거 맞지?
[삽질 복기]
- 영어 공부는 사실 100% 핑계지만 무시하기로 한다.
- 그 핑계를 다 신경 쓰고 살면 피곤하니까.
- 어쨌든 빵을 구우면 영어도 느는 건 맞다.
- 아마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