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의 도전
칠흑의 담벼락을 무심히 흐르다가
살포시 엉덩이를 흔드는 빛줄기에
소심한 달도 어깨를 들썩이니
슬그머니 허리를 의식하지
생기 어린 엄마 손길에
가냘픈 호흡을 비트며
의지를 푸르게 불태우고
양지로 서툰 각을 여미지
푸른색이면 통할 줄 알았지만
이끼라는 두 글자로 홀대하니
낯선 의식에 비릿해지며
축축한 곳으로 다시 스며들지
여유로운 달그림자 따라
푸른 성정으로 파문을 일으키니
오므린 생각의 고리는 투명해지며
음지의 닻도 고요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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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신작시는 다음 주 수요일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