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꽃
심명숙
마른 가지 위 갈색 앵무새
자꾸만 하늘을 흘깃 보며
'범버꾸, 범버꾸'만 되뇌지
오늘도 바삐 째깍째깍
걸어야 하는 통에
성이 난 초침은 바늘을 걷어차고,
분침은 입을 벌린 채
바늘만 붙잡으며
앵무새의 입만 노려보지
회색 시간에 갇혀
얼음땡이 된 채,
눈동자만 꿀렁이지
분침 꽃 사이로 스며든 바람,
햇살 한 모금 살가워
매서운 얼음땡도 스르르
톱니가 다시 맞물리며
앵무새도 시간을 냠냠 먹지
*범버꾸-오영수 소설 '요람기'에 등장하는 의성어, 아이들이 콩을 먹으며 내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