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의 장벽이 내린다
너울너울 너울너울
사르락 사르락
더듬어 보아도, 맡아보아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소
겹겹의 장막을 뚫고 오는 빛 화살
스푸마토*에 손조차 뻗기 힘드오
얼굴에 와 닿는 그대의 고즈넉한 눈빛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 전율케 하오
아 아!
어린 시절 머리맡을 지키신 어머니의 그리움이요
마음속 간절히 그리던 여인의 향기요
묵묵히 나를 지켜온 성모 마리아의 얼굴이요
공기의 원근*에 그대를 잡아두고 싶소
그대를 보내야만 볼 수 있는 미소가 아름답소
그대를 품고자 더듬는 나의 왼손을 용서하오
태양의 빛도 그대 앞에선 고개를 들지 못하오
-------------------------------------------
*스푸마토-색깔 사이의 경계선을 명확히 구분 지을 수 있도록 부드럽게
옮아가게 하는 기법
*공기의 원근법-공기 또는 광선의 작용으로 생기는 색채 명암에 따라서 물체의
거리감을 표시하는 원근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