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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마녀 Jun 26. 2020

밤의 史


밤의 史     



스치는 바람에도

사람들 물음에도

나는 웅크린다     



첨예한 방어막을 치고

자신을 숨기고 있는 뽀오얀 밤

나 자신이기도 하고

세상으로부터의 자그마한 쉼터     



친구 결혼식에서 나를 보고

6개월간 가슴에 품은

그도 새하얀 밤이겠지     



아카시아 꽃이 벌들을 유혹하니

밤꽃도 뒤질세라 

온 산을 누비다가

차 창문까지 두드린다

어? 밤꽃이네

우리는 둘 다 늦깎이니까

재들처럼 분발해줘

4개월의 신혼은 밤송이를 잉태한다     



첫 애는 진갈색

둘째는 연갈색

점점 자신의 색을 더해가는 밤톨들     



자기야 밤꽃처럼 또 분발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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