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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마녀 Jul 06. 2020

브런치, 네가 날 떨어뜨려?

 

  주부 경력 20년 차인 나는 나에 대하여 너무 몰랐다. 내가 정말로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내로, 엄마로 살면서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으며, 자작시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엄마, 브런치에 도전할 건데, 뭐에 관해서 쓸까?”라며, 나는 아이에게 물었다.

  “엄마 하면, 요리와 자작시이지. 그거로 해”라며, 아이는 말했다. 내가 블로그에 무엇을 쓰는지 아는 아이는 이렇게 얘기해주었다.     



   자작시를 블로그에 올리면서, 조금씩 꿈이 생기기 시작하여, 시인 등단도 하고 싶었다. 자작시에 대한 제일 큰 고민은 도용 문제였다. 그러던 중 블로그 최적화에 대해 알게 되었고, 최적화해 놓으면, 노출도 잘 되고, 누군가 나의 시를 도용해도 이웃이 알려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를 열심히 운영해서, 블로그를 최적화시켜 놓았다.     



  그 후에 들었던 생각은 네이버 제작자나 브런치 작가가 되면 자작시가 조금 더 안전해질 거 같았다. 제작자보다는 브런치 작가 쪽이 더 끌렸다. 브런치를 잘 몰랐기에, 브런치 강의를 듣고 나름의 전략을 세워서 블로그에서 연습했다. 이때의 나는 마치 뗏목을 타고 나를 찾는 여행을 시작하는 거 같았다.      



  브런치 앱을 깔고, 글을 읽으면서 무엇에 대하여 쓸지 고민을 했다. 시도 생각을 했지만, 브런치 1면을 봤을 때는 자작시가 있는지 조차 찾기가 어려웠다. 1차는 나 자신과 식물을 키우는 이야기를 써서 도전했으며, 결과는 ‘이번에는 작가로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라는 메일을 받았다. 메일 어디에도 떨어진 이유에 대하여 알 수 없었다.  1차 떨어지고 난 후, 브런치에 약간은 익숙해져서 자작시도 실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차에는 나 자신 이야기와 시 2개로 도전을 했다. 이번에도 역시 작가로 모시지 못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1차보다는 2차의 sorry 하는 단어가 더 크게 와 닿았다.     



  2번 떨어지는 동안, 나는 계속 블로그 글을 쓰면서, 블로그 이웃과 소통하고 있어서 멘털은 많이 흔들리지 않았다. 블로그 이웃 글 중 마음에 와 닿는 글을 보았다.

“승리하면 조금 배울 수 있고, 패배하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 크리스티 매튜슨”이라는 문구였다. 경제에 대하여 포스팅을 해주는 이웃이었는데, 나는 경제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경제지식 습득으로 끝나지 않았다. 몇 개는 블로그에도 적용하면 좋을 거 같았다. 블로그의 독자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고, 그들의 바람(needs)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글을 쓰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의 글에 응용하였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2번 떨어지면서 조급해하지는 않았지만, 3번째는 이번에는 될 거라는 감이 왔다. 블로그는 감독이 없기에 부딪치면서 실력을 키우면 되지만, 브런치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선수의 경기 같았다. 그래서 나를 조금 더 내려놓고, 어떤 주제에 대하여 오래 쓸 수 있을까를 오롯이 고민했다. 이때만 해도 글을 쓰는 일은 즐거웠지만, 글쓰기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매우 두려웠고, 힘들었다.     



  손자 병법서에 나오는 ‘적을 알아야 싸움에서 이기는 것(知彼知己百戰不殆 지피지기 백전불태)’처럼 2번 떨어지면서 나는 브런치에 대하여 좀 더 연구했다. 아이의 말처럼 글을 잘 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나만의 특색을 나타내는 카테고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디는 처음 도전할 때부터 정해놓았고, 이번에는 요리도 추가해야 할 거 같았다. 요리에 대하여 브런치를 살펴보니, 레시피, 요리에 대한 이야기, 요리에 대한 생각 등이 있었다. 나는 어떤 포지션을 잡아 나만의 색을 입히나 고민했다.     



  3차 도전에는 꼬마 마녀 자신의 이야기, 자작시, 요반 이야기를 카테고리로 했으며, 작가의 명함을 받을 수 있었다. 요반 이야기는 요리와 반려식물에 관한 이야기이며, 요리 초보에서 지금은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이야기를 적으면서 누군가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까지는 요리에 대한 글은 브런치에 쓰는 대로 다음 메인에 갔다. 그렇게 3번의 도전으로 브런치에 대한 나 자신의 도전과 실패담은 끝이 난 듯했다.     



  브런치에 글을 하나 올리면 구독자가 조금씩 늘게 되었다, 구독자가 느는 만큼 다른 작가님의 글 올라오는 속도에 처음에는 놀랐고, 그다음에는 충격의 도가니였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빠름.. 빠름..”의 느낌이었다. 현재 나는 블로그와 브런치 둘 다 유지하고 있는 상태여서, 며칠을 고민하다가 그냥 ING를 선택했다. 블로그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나만의 리듬을 찾아서 나의 브런치를 노래하기로 했다. 현재는 나만의 속도와 나의 포지션을 즐기고 있다.     



  나의 브런치 일반 글 중에서 5번 다음 메인을 가는 동안, 자작시는 조회 수가 많이 나오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작시는 꾸준히 올리고 있으며, 첫 번째 시 ‘서리태’는 현재 조회 수 130이다. 브런치가 나를 또다시 살살 긁어놓아서, 자작시에 대하여 도전 발자취를 남기기로 했다. 우리는 실패에 관해 이야기할 때 우리의 반응이, 우리의 사회가 실패보다는 성공에 더 초점을 맞추기에 개개인도 그러는 경우가 많으며, 조용히 도전한다.      



  어떤 일에 대하여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쉬쉬하면서 무엇인가를 하고, 실패하면 접어버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자기가 정말로 원하고, 해야 할 거 같으면 몇 번을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야 할 거 같다. 넘어지면 넘어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을 매번 파악해야 하며, 나의 실패 요인을 정확히 알고 다음을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도전할 때 자신의 포지션을 정확히 알고, 전략을 짜게 되면, 조금 더 성공에 가까워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한 번에 성공하는 것도 좋지만, 몇 번의 실패 끝에 오는 성공은 더 많은 기쁨과 더 많은 경험을 쌓게 하며, 플러스알파의 요인으로 작용하는 때도 있다. 도전 마지막에 가서 도전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게 돼도 ‘나는 이런 것도 도전했었지’라는 생각을 하면, 자신을 한 번 더 객관적으로 보면서 자신에 대한 사랑 + 1을 득템 하지 않을까 한다. 나는 여전히 뗏목을 타고 나의 여행을 하며, 즐기는 중이다.    

 

<프리지어>

꽃말 - 당신의 시작을 응원합니다.(나와 이 글을 읽는 분을 응원합니다~)



PS. “브런치야, 고마워….

너로 인해 나는 요리와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어.

몇 번의 메인으로 난 힘을 얻어서, 도전 발자취를 또 남기려고 해

꼭 응원해줘~. 이제는 너와의 밀당도 즐겨보려 해. 브런치, 딱 기다리고 있어”     



브런치, 메인 또 보내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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