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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마녀 Jul 21. 2020

피시소스 찾아 삼만리

닭백숙과 월남쌈 소스(느억 쩜)


   음식을 먹는 방식은 매번 같은 식으로만 즐겨야 할까? 때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가 새로운 맛을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며칠 전 초복에 백숙을 한다고 했더니, 딸은 월남쌈 소스에 찍어먹고 싶다며, 백숙과 월남쌈 소스의 궁합도 좋을 거 같다고 했다.

 “엄마, 백숙은 매번 소금에만 찍어먹어야 해? 우리 백숙을 다르게 즐겨보자”하며, 딸은 계속 나를 부추겼다. 딸의 얘기에 ‘음식을 매번 같은 방식으로만 즐겨야 할까? 이참에 다른 맛을 즐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월남쌈 소스 팔까? 월남쌈 집에서 파는 소스 팔면 그거 사서 먹고 싶어”하며, 딸은 나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딸은 월남쌈 집에 가면, 라이스페이퍼에 고기와 채소를 싸서 먹을 때도, 쌀국수 먹을 때도, 달걀 채소 볶음밥을 먹을 때도 월남쌈 소스를 곁들여서 먹는다. 월남쌈 소스로 시작해서 월남쌈 소스로 끝나며, 다 먹을 때까지 월남쌈 소스만 무한리필이다. 딸의 월남쌈 소스의 사랑은 포에버이다.

 나는 그런 딸의 입맛을 알기에 어디서 파는지 뒤져보라고 했다.

  “엄마, 파는 것은 없고, 피시소스만 있으면 가능해. 월남쌈 집에서 나오는 소스와 비슷한 색깔이 나오는 유튜브 주소를 찾았어. 근데, 피시소스 파는 데는 가까운 데 없고, 멀리 있는 마트 가야 해” 하며 딸은 그렇게 얘기했다.

  “거기서 파는지 어떻게 알아?”라며 내가 얘기했더니, 딸은 예전에 그곳에 갔을 때 이국적인 소스에 관심이 많아서 봐 두었다고 얘기하며, 그곳에는 팔 거 같다고 말했다. 똑같이 그곳을 갔어도 나에게는 그런 기억이 없다.

  “딸, 그런데 어쩌지? 오늘 차 없는데……. 엄마는 백숙하느라 지쳐서 그러는데, 혼자 갔다 오면 안 돼?”하며 나는 딸에게 말했다.

  “엄마, 나 혼자 가면 심심해. 운동 삼아 같이 걸어갔다 오자. 같이 가면 월남쌈 소스는 내가 할게”하며 딸은 그렇게 나를 꾀었다.          



  몸보신하는 닭백숙을 먼저 하기로 해보자. 백숙할 때 닭 안에 찹쌀을 넣어하게 되면, 닭고기 살도 먹고, 나중에는 찹쌀을 넣은 닭죽도 먹을 수 있어서 두 가지로 즐길 수 있다.

찹쌀을 넣으면, 찹쌀까지 익혀야 하므로, 일반 백숙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몸보신하는 닭백숙>

닭 2마리(닭 6호), 찹쌀 200g, 통마늘 10개, 대추 5~6개, 물


1) 뾰족한 닭 날개 끝을 가위로 잘라주세요.

  (꽁지와 기름을 제거해 주실 분은 제거해 주세요)

2) 백숙용 닭 두 마리를 깨끗이 씻어주세요.

2) 찹쌀 200g 정도 씻어서 닭 뱃속에 넣어주세요.

   (찹쌀을 물에 한 시간 정도 불렸다가 건져서 하게 되면, 시간이 단축돼요.)

3) 닭의 다리를 꼬아주세요. 닭의 다리를 꼬아주는 방법은 발목 위쪽 부근 앞쪽으로 칼집을 내고 그곳에 다른 쪽 다리를 넣어주거나 양쪽 다리를 실로 묶어주시면 돼요.

4) 통마늘과 대추를 넣어주세요. 황기나 다른 한약재를 원하시는 분은 같이 넣어주셔도 돼요.

 (요새는 하나의 팩으로 나오는 것도 있어서 이것을 이용하셔도 돼요)

5) 물은 닭죽이나, 국물을 먹어야 하므로 닭이 잠긴 높이보다 5~6cm 정도 더 잡아주세요. 찹쌀을 뱃속에 넣어서 삶는 것이라 보통 닭 삶는 것보다, 오래 삶아 주셔야 해요. 물이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줄여서 오래 끓여주세요. (물에 불리지 않은 찹쌀을 사용할 경우-1시간 반 이상)     



다음으로 해볼 것은 월남쌈 집에 가면 나오는 월남쌈 소스입니다.

딸은 월남쌈 집 소스와 비슷한 비주얼이 나오는 것으로 찾았어요.     


월남쌈 소스인 느억쩜은 피시소스에 여러 가지를 섞어 만들어요.      


베트남어 "느억 쩜(nước chấm)"은 "찍어 먹는 소스"라는 뜻이다. "느억(nước)"은 한자 "渃(한국 한자음: 약)"에서 나온 말로, "물"이라는 뜻이다. "쩜(chấm)" 또한 한자 "蘸(한국 한자음: 잠)"에서 나온 말로, "담그다, 찍다"라는 뜻이다. (출처 : 위키백과)     



이 소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피시소스가 필요한데, 피시소스를 파는 곳은 많지 않아요. 이 날따라 신랑이 차를 쓰는 바람에 피시소스를 찾아 삼만리였어요.

피시소스 사러 가는 길에 예쁜 꽃도 피어 있어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꽃구경을 했어요.

날씨도 더워서 걸어가면서 조금은 지쳤는데, 삼만 리를 가는 길을 위로해 주는 듯했어요.

이 꽃은 백일 동안 피는 꽃이라고 해요. 이 꽃의 이름을 아실까요?





   이 꽃의 이름은 백일홍입니다.

백일 동안 피는 꽃이라 하여 백일홍이라 부르며, 꽃말은 친절, 순결을 나타내요.

색에 따라서 꽃말도 다른데, 빨간색은 '애정'을, 노란색은 '그리움'을 나타내요.

빨간색 백일홍이 느억쩜을 향한 마음에 위로를 보내주는 듯해요. 백일동안 피는 백일홍처럼 음식도 때로 시간을 들여야 그 맛이 나는 듯해요.

맛있는 느억쩜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이제 월남쌈 소스(느억쩜) 만들기 고고~   

  

https://youtu.be/rXtwuo5_0WY

(딸이 찾은 월남쌈소스 만드는 유튜브)



<딸의 입맛에 맞춘 느억쩜>

매운맛 up, 단맛 down     


피시소스 6숟가락, 물 7~9숟가락, 설탕 3숟가락, 레몬즙 한 숟가락, 간 마늘 한 숟가락, 고춧가루 2/3~1 숟가락, 파 반개(흰색 부분만), 당근 약간, 청양고추 3개, 홍고추 1개     



피시소스 찾아 삼만리여서 약속대로 딸이 월남쌈 소스를 만들었어요.     

※ 유튜브에 나와 있는 것은 숟가락 크기가 커요.

  (유튜브 참고하실 분은 그 점을 체크해 주세요.)     

처음에는 유튜브에 나와 있는 대로 해봤는데, 단맛, 짠맛 등이 맞지 않아서

두 번째는 딸이 조합을 다시 했어요. 딸의 레시피로 적었어요.     



1) 청양고추 2개, 홍고추 1개, 당근 약간, 파는 하얀 부분으로 해서 잘게 다져주세요.

2) 간 마늘 한 숟가락에 설탕 3숟가락 섞어 주세요.

3) 레몬즙 한 숟가락, 피시소스 6숟가락 넣어주시고,

  물은 처음에 7숟가락 넣어주시고, 나머지 2숟가락 정도는 간을 먹어보며 넣어주시면 돼요.

4) 소스가 골고루 잘 섞였으면, 야채 다져놓은 것을 넣어 섞어 주세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간을 보시고, 닭백숙과 월남쌈 소스를 즐겨주시면 돼요. 월남쌈 소스는 먹을 양만 해서 그때그때 해서 드세요. 물을 섞어서 하기에 오래 두면 맛이 변해요.     



   닭백숙과 월남쌈 소스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닭고기 살을 후추를 넣은 소금에 찍어 먹고, 가슴살 부분은 잘게 찢어서 국물과 섞어서 닭죽으로 먹어요. 닭고기 살 한 점에 부추 무침을 얹고, 월남쌈 소스를 뿌려 먹어요.

닭고기 살에 월남쌈 소스 꼭 찍어서 먹어도 맛있어요.

닭가슴살을 잘게 찢어서 찹쌀과 국물을 섞어서 맛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월남쌈 소스를 곁들여 드시면 돼요. 시간과 정성, 색다른 맛으로 여러 가지 맛의 조합을 할 수 있어요.      



닭백숙과 느억쩜의 만남



  피시소스 찾아 삼만 리였지만, 딸 덕에 새로운 맛의 조합을 할 수 있었고, 이번에 월남쌈 소스를 만들어 봐서 자주 애용할 거 같아요. 월남쌈 소스는 돼지고기 수육과도 잘 어울릴 거 같으며, 고기 종류 음식을 먹을 때 여러 맛을 그릴 수 있을 거 같아요.     



닭죽과 느억쩜의 만남



  문득 학교 다닐 때 했던 미각 테스트 시험이 생각났다. 나는 미각이 없는 편이다. 그에 비교하여 딸과 신랑은 미각이 있는 편이다.  미역국 외 다른 국을 끓일 때 국간장(조선간장)을 사용하지 않았다. 지금은 김치찌개나 다른 국을 끓일 때 조선간장을 사용하며, 조선간장 한 숟가락이 맛의 깊이를 더하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새우젓을 사용하면 감칠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혼 시절이나 아이들이 어릴 때는 간을 싱겁게 했었다. 신랑이 가끔 싱겁다고 꿍시렁 대면, “본인이 해서 드세요”라고 얘기도 했다. 설탕과 소금 더 넣으라는 신랑의 말에는 접시에 먹을 양만 덜어서 “거기에 추가해 양념” 이렇게 하기도 했었다. 밖의 음식에 익숙해져 있던 신랑은 짜게 먹는 편이어서, 나의 음식에 싱겁다고 하는 때가 많았으며, 간이 맞지 않은 음식이라 더 맛이 없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누구나 다 그런 듯하다. 음식 맛이 없을 수도 있다. 많이 해보지 않았는데, 처음부터 excellent를 기대할 수 없다. 맛없다고 구시렁대는 식구를 “자꾸 해봐야 느니까, 열심히 먹어 줘”라고 설득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맛이 없어도 맛있게 먹어주면, 다음에 또 할 용기가 생기고, 먹어주는 사람이 있기에 음식을 맛있게 하고자 더 노력하게 된다. 모든 음식은 정성이 최대의 맛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의 경우는 아이들이 맛있게 먹어주어서,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였으며, 현재는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요리는 닭백숙에 들인 시간만큼 가장 정직하며,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으며, 요리는 정성과 창의성과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여러 가지 음식을 하다 보면, 다른 재료를 혼합해 볼 생각도 하게 되어 색다른 맛이 그려지기도 하며, 반찬 가짓수도 늘어날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복날 고급 관리들에게만 얼음과 소고기를 지급해주었다고 한다. 서민들은 소고기 대신 개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여러 이유로 개고기를 먹는 것에서 지금은 닭백숙을 해 먹는 식으로 바뀌었다. 나는 닭백숙에 색다른 소스를 가미했다.



   자왈: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 [ 子曰: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처럼 조상들이 옛날 것을 연구하여 새로운 것을 알은 것처럼, 나도 닭백숙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가끔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볼 용기가 필요하며. 그게 없다면, 똑같은 식단으로만 그려져서 금방 질릴 거 같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색다른 아이디어로 변화를 꿈꾼다면, 백일 동안 피는 백일홍처럼 맛의 환상에 빠질 수도 있다.     



딸, 이번에는 어떤 소스를 찾으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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