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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마녀 Jul 24. 2020

때 론 김 밥


때론 김밥



자기 말만 따르라는 독불장군은

새콤한 신맛을 내는 노란 단무지

하얀 밥알을 노랗게 물들일 생각이다     



아이들만 바라보는 모정은

시원한 단맛을 내는 오이

시큼털털한 단무지 옆이 싫을 뿐이다     



15살을 앓고 있는 딸은

향긋한 기름 냄새 솔솔 풍기는 당근

이제나 저제나 김밥에서 탈출을 꿈꾼다     



자기만 봐 달라고 하는 아들은

김밥의 감초인 햄

모두 옆에 오라고 한다     



서로 살을 엉겨 김 안에 모이니

냉정한 김발에 옆구리 터져 방황을 해도

한 음씩 이탈한 꽁지도

김 갈피에 한 장씩 추억을 쌓는다     



목젖을 울리는 김밥에 목메는 것은

가족들의 맛에 대한 소박한 배려이며

때론 김 안에 엉겨만 있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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