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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마녀 Aug 05. 2020

차가



차가          

 



자작나무에 안겨 시나브로 불 지피는 차가

마음 옹이도 메우는 자작나무

들숨에 서로 눈빛 뒤엉키니

수피(樹皮)들이 재잘거리네     



강산이 아름드리를 키우는 동안

탁탁 등에 죽비를 치는 빗방울도

숲 냄새 들려주며 볼을 스치는 바람도

툽툽한 팔을 간지르는 산새도

차가 단내를 맡지 못하네     



냉혹한 공기 손길에 숨 들이키고

*치색(治色)을 보이는 차가

차가를 품는 시간이 야속하기에

물방울 속삭임도 통통 튕겨보네     



보내야만 더 애틋해 지는 지

부엉 부엉소리에도 차가를 찾는 눈동자

날숨에 투두둑 끊어진 향만 맴돌지만

이리저리 얽혀 목질화된 희노애락에

차가의 숨꽃은 허브로 퍼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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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색(治色):병을 고치기 위해서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성행위와 잠자리

* 차가버섯:살아있는 자작 나무의 줄기 또는 가지에서 자생하여 나무의 영양성분을 먹으며 자라나는 특수한 버섯종

* 목질화: 식물의 세포막에 리그닌이 쌓여 나무처럼 단단해지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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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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