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꼬마마녀 Aug 11. 2020


서러운 장대비에 울음을 삼키고

나뭇잎에 차갑게 누우며

공고히 숨을 죽인다     



햇볕의 달크무레한 속삭임에

요염한 바람결에 동하여

무대 사이를 비행 실로 흘러본다      



유들유들한 족속이라 눈이 시려도

오므린 방적돌기에서 씨실과 겹실로 색을 입히고

식은 곤충 다리를 먹으며

오롯이 어미의 길을 걷는다


     

물 분자로 유랑하는 구름도

홍염을 거느린 달도 

무대 위 DNA 흔적도 없지만

들끓는 생의 욕구에 빗방울도 삼킨다                    






* 달크무레하다 - 약간 달큼하다

* 유들유들하다 -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뻔뻔한 데가 있다


---------------------------------------------------


심사평 "거미의 생태적 특성과 엄마로서의 삶을 투영시켜 시의 가장 기본적인 특징인 상상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식은 곤충 다리를 먹으며 오롯이 어미의 길을 걷는다'란 표현을 통해서 거미와 인간 모정의 애틋함의 공통적인 요소를 통해 자식 사랑에 대한 유사성을 내포시키는 표현이 심사위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월간 시사문단으로 시인 등단(시인 등단 작품)


----------------------------------------

대문사진 출처 : pixaba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