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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마녀 Aug 21. 2020

선공


선공     




동토의 수렁을 넘나드는 바람도

농부 발에 제동을 걸지는 못하네

비닐하우스 골프장에 한발 드밀기 위해

공만 치운지 3개월     



매서운 골프채 호령에

가냘픈 손목만 부르르 늘어지니

애처로이 신음하는 파스만이

그의 눈물을 닦아주네     



이리도 잽싸고 정직한 골프였나

촘촘한 면을 가르는 선공은

떨뜨름한 수평 KO

이를 비웃듯

수직으로 내려 꽂히는 공의 단말마     



너는 ㄱㅍ일뿐이야 

찌그러진 세포의 격렬한 항변은

나이스 샷

야 골프

너가 치워. 똥!     



비닐하우스에 가면 그를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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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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