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사랑
봄 향기에 취한 벚꽃이
하얀 속내를 내보일 때
붉게 물들던 사랑 꽃도 흐드러져
우리는 나란히 발을 맞추지
때로는 투박한 당신 발이
앞질러 나가 넘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앙칼진 영역 싸움에
서로의 발을 밟기도 하지
발을 흠뻑 적시는 비에는
서로의 발 비린내를 삼키지만
온 몸을 내달리는 눈보라에는
각자 새하얀 신발을 신고 싶었지
세상 연륜에 고개 숙인 발이지만
왼손을 내밀면 오른손
왼발을 내밀면 오른발
눈빛 호흡하나로 같이 발을 내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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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등단 작품
* 시 심사평
동반자의 의미를 다양한 시어로 표현하여 공감과 이해가 사랑의 밑바탕임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시에서 작품의 성패는 주제 보다는 그 주제를 어떻게 구현했는 지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본 당선작에서는 중년이란 세월의 시간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화자가 확장된 공간으로 나아가 서로 의지하여 살아가는 모습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