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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마녀 Oct 09. 2020

꽃들에게 희망을

잃어버린 책을 찾아서 Project 3

누구나 꽃이 되고 싶지 않을까? 꽃봉오리를 피우고 아름다운 꽃으로 남기를 원하지 않을까? 그러나 아름다운 꽃이 피는 데에는 숨은 조력자가 있다. 그 조력자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 책, 지금 소개합니다.



   ‘잃어버린 책 찾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다른 작가와 함께 써 내려가는 협업의 글이다. 같이 써 내려간다는 것에 함께 한다는 기쁨도, 부담도 와 닿지만, 나의 잃어버린 책과 시간을 되돌려 추억을 생각하며, 또 다른 추억을 쌓아볼까 한다.       


    

책은 어디에 파묻혀 있었을까?

   잃어버린 책 찾기 프로젝트를 신청하고, 책꽂이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아이가 조금씩 커갈 때마다 어릴 때 보던 책은 조금씩 동생네로 보내고 있었지만, 그래도 커다란 책장 3개 정도의 책을 가지고 있었다. 큰아이가 올해 대학교에 가면서 고전, 추리소설 등 끝까지 남기고 싶은 책을 빼고는 중고로 팔기도 했다. ‘꽃들에게 희망을’ 같은 낱권 책은 전집을 팔 때 가끔 선물로 주기도 하였다. 다른 낱권 책 보다 내가 좋아했던 책이었기에 어린 왕자와 함께 마지막까지 남아있었다. 올봄 브런치 작가가 된 후, 팔려고 내놓았던 책 몇 질은 우리 집에 다시 머무르게 되는 영광(?)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꽃들에게 희망을’ 책은 아이가 어릴 때 읽어주던 것과는 다른 의미로 읽혔다.          


오른쪽 어린 왕자 옆에 있는 '꽃들에게 희망을'



책의 구입과 책 소개    

   큰아이가 어렸을 때 ‘꽃들에게 희망을’ 책을 사주었고, 언제 구매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가지고 있는 책은 2쇄 본으로, 책값은 4,000원이다. 현재 이 책 가격은 9,000원 정도다. 2배의 가격 차이가 나는 만큼 우리 집에서 10년 넘게 있었던 책이다. 큰 아이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관심 있는 책이 있다고 하면 바로바로 사주었다. 큰아이가 책을 읽고 나면, 주인공  이야기와 여러 독후 활동을 하기도 했다. 작은 아이는 남자여서 그런지 공룡, 자동차 등의 책을 더 많이 읽는 편이어서, 이 책은 한번 읽어주고 나서는 그림을 보는 방식으로 응용하였다. 하루는 작은 아이 유치원에서 자기가 좋아하거나, 다른 아이와 같이 읽고 싶은 책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며 책을 골라 달라고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자동차, 공룡 책을 유치원에 책을 갖다 놓으면, 집에서 볼 수 없으므로, 다른 책으로 골라야 했다. 1차로 어린 왕자도 생각났지만, 글 밥 수가 많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보내기로 하였다. 이 책도 글 밥 수가 제법 있지만, 아이들에게 그림 동화책을 자주 보여주던 나는 이 책이 그림 동화책의 역할도 충분히 해 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분실할 수도 있기에 표지에 아이 이름을 적어 보냈다. (책 사진을 찍을 때는 아이 이름은 가렸습니다.)     



'꽃들에게 희망을' 앞면과 뒷면. 앞면에는 두 마리의 애벌레와 노란 나비가, 뒷면에는 두 마리의 나비가 있어요





너도 나비가 되어봐  

    아이가 어렸을 때는 책을 한번 읽어주고, 이 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설명보다는 ‘네가 주인공이라면’, ‘네가 이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거니?’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아이와 나는 서로 ‘주인공이라면 이렇게 할 거야’를 주고받았고, 그다음은 나비와 관련된 자연관찰 책이나 나비가 들어있는 또 다른 책을 보기도 했고, 어떤 페이지에 실린 사람 수나, 글자 수 게임을 하기도 했고, 그에 따른 종이접기, 그리기 등 여러 독후 활동을 하였다. 이 책에 나오는 두 마리의 애벌레는 애벌레 탑에 올라가 보고, 서로에게 호감도 느껴 보고, 하나씩 부딪쳐 보며 그들 나름의 경험과 사고가 쌓여 선택의 순간에 결정했던 것처럼, 아이들에게 애벌레가 한 것처럼 많은 경험을 시켜주려 하였다. 책을 한번 읽어주었다고 해서 아이의 삶에 와 닿는 것도, 묻어나는 것도 아니기에 나는 그런 방식을 택했다. 때로 시간이 되면, 곤충박물관, 역사박물관 등 여러 곳을 다니며, 아이 수준에 맞는 설명을 해주곤 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상추, 고추, 토마토 등의 식물을 키우고 있었기에, 노랑나비가 꽃에게 희망이 되어준 것처럼 아이에게 너도 나비가 되어 토마토 꽃이나, 고추 꽃을 붓으로 열심히 수정해 주라고 하곤 하였다. 아이들은 그렇게 하나하나 꿈을 키워나갔다.      




이제 나도 애벌레가 되어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난 후, 나는 애벌레가 된 것 같았다. 자작시 때문에 브런치 작가를 갈망했기에, 열심히 도전해서 작가가 되었다. 애벌레가 애벌레 탑에 오르기를 갈망하듯이, 막상 꼭대기에 오르니, 아무것도 없는 듯했으며, 브런치도 블로그처럼 또 다른 걸음을 내디뎌야 하며, 또 다른 시작이라는 사실에 약간 실망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상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는데, 멋진 표현의 대사가 눈에 쏙 들어오며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어떻게 저렇게 표현할 수 있지?, 나라면 저 대사를 어떻게 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드라마, 책을 보아도 계속 마찬가지였다. 애벌레가 되어 한번 탑에 올랐는데, 무엇을 더 꿈꿔야 하지? 주부, 브런치 작가를 겸하는 나에 대해 생각하였고, 땅바닥을 오늘은 요만큼, 내일은 찔끔, 모레는 힘들면 쉬고, 이런 애벌레의 횡보보다는 책 표지에 나와 있는 산뜻하면서 아름다운 나비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번데기는 시간을 펌프질 했다    

   자작시로 브런치 작가 되었지만, 시에 대한 미련은 여전히 있었다. 작가가 되면서 감성은 예전보다 더 오픈되었고, 브런치와 시 사이를 정신없이 날아다녔다. 그 결과 드디어 번데기를 탈피하고 하얀 나비가 되었다. 하얀 나비가 되었다고, 금방 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어떤 색을 가진 나비가 될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막 번데기를 탈피한 터라 젖어있던 나비 날개도 말려야 하고, 나의 입도 재정비해야 나의 꽃에게 날아갈 수 있다. 조금씩 날개를 활짝 펴보는 연습을 하며, 노란 나비가 나는 법을 터득한 것처럼, 나는 또다시 시집과 책 출간을 꿈꾼다. 시인 등단 후 감성은 더 오픈되어, 가끔 창작동화 쓰는 것을 즐겨서 동화작가가 되는 꿈도 살짝궁 꾸어보며, 또다시 애벌레 기둥에 오르려 한다. 한번 나비가 되면 계속 마음껏 날 수 있을까? 날개가 꺾이거나, 비에 젖는 때도 있지 않을까? 애벌레가 애벌레 탑에 올라갔다가 다시 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는 언제나 애벌레 걸음을 하며 나비의 날갯짓을 부러워한다. 그 사이사이에 있는 고통과 인내의 시간은 나하고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며, 애벌레에서 쉽게 나비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애벌레 → 번데기 → 탈피 → 나비의 날갯짓으로 돌아가는 루틴은 우리의 인생 내내 반복되는 것 같다. 아기에 좀 익숙해지면 어린이, 어린이에서 또다시 어른, 어른에서 엄마나 아빠가 되기도 하고, 나이가 좀 더 들면 할머니, 할아버지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렇게 시간을 펌프질 하며, 다음다음으로 넘어간다.         




 세상을 꽃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서는 많은 나비가 있어야 합니다. 하나의 책을 쓰기 위해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듯이 말입니다. 어떤 이가 예술가에게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데 얼마나 오랜 시일이 걸리느냐고 물었습니다. “5분이 걸리고, 그것은 내 온 생애가 걸립니다.”
 (박용철 옮김, 꽃들에게 희망을, 트리나 포올러스, 1996, 속지)

  

 

 위의 글처럼 매 시기마다 나의 그림은 5분이 걸리지만, 그 안에는 나의 애벌레와, 애벌레 기둥, 꽃, 나비 날개와, 날갯짓이 들어있다. 오늘은 애벌레 횡보를 해도, 내일은 멋진 나비가 될 수도 있고, 꽃에게 희망을 줄 수도 있으며, 나의 꽃도 예쁘게 필 수 있고, 다른 누군가의 꽃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무엇이 될 수 있다.(꽃도, 호랑나비도~)



  이 책을 읽고 싶은 분도 있을 거야. 그렇지? 노란 나비야? 네가 줄거리를 이야기해줄래?
줄무늬 애벌레가 애벌레 기둥을 발견해 올라가다, 노랑 애벌레를 만났어. 노랑 애벌레가 누구인지는 알지? 우리는 그렇게 함께 오르다, 서로 몸을 동글게 말아 무리에서 떨어져 지냈어. 그런 시간도 잠시, 줄무늬 애벌레가 떠나갔고, 나는 고치를 만드는 애벌레를 만나고 나서, 노란 나비가 되었어. 날개를 잘 말린 후, 멋지게 날아다니며, 줄무늬 애벌레를 만났어. 줄무늬 애벌레는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다가, 이내 그곳에서 내려와 나비가 되었어. 군데군데 의미심장한 말이 콕콕 적혀있고, 왜 제목이 ‘꽃들에게 희망을’ 인지는 스스로 읽고 느껴봐.             

인생은 가끔 선물이라고 하지? 나도 선물을 하나 줄게.     



이 책을 읽고 나면 오른쪽 사진과 같이 될 거야~





<잃어버린 책을 찾아서 Project>는 계속됩니다. 다른 작가분과 함께 매거진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매일 각기 다른 작가의 1~2편 글이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함께 써 내려갈 것이고, 함께 책으로 묶을 것입니다. 함께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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